강덕영 유나이티드문화재단 이사장은 지리산에 있는 선교 유적지 관리와 등록문화재 지정 추진을 적극 돕고 있다. 전남 구례군 지리산 왕시루봉에는 1962년 조성된 선교사수양관 유적지가 있다. 6·25전쟁 때 완파된 지리산 노고단 수양관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선교사들이 사용하던 예배당을 비롯해 목조주택 12채가 남아있다.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공동이사장 소강석 목사, 인요한 박사)은 이곳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해 10만 기독교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등록문화재는 1894년 갑오개혁 이후 세워진 뒤 현재까지 남아있는 건축물과 교량, 시설 등을 대상으로 문화재청장이 지정한다. 지난해 6월 기준 804개 건물과 시설 등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강 이사장은 지난 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유튜브를 통해 방치되다시피한 이곳 상황을 듣게 되면서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음악회도 열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역사는 선교사가 기초를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구한말 선교사들이 이 나라에 들어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상당한 영향을 줬습니다. 이들에게 복음을 들은 기독교인들이 3·1운동을 주도했고 민주주의 헌법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많은 선교 유적지가 그 증거입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이 이를 보존하고 관리해 후대에 남겨야 합니다.”
강 이사장은 본래 기독교 역사에 관심이 많다. 경기도 광주시 5만여㎡(1만5000평)에 ‘유나이티드 히스토리캠퍼스(He’story Campus)’를 세우고 그 안에 역사박물관과 성경박물관을 만들었다. 한국 기독교의 바른 역사 정립과 성경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는 “목숨을 걸고 한국을 방문, 복음을 전한 선교사들의 기록을 남기고 싶어 역사박물관을 만들었다”고 했다. 박물관에는 선교사들이 학교를 세우고 병자를 고치며 사회 운동에 앞장선 내용이 기록돼 있다. 특히 이런 선교사들의 노고를 발판으로 한강의 기적을 만든 한국, 지금은 선교사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파송하는 나라가 된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성경박물관에는 천지창조부터 앞으로 있을 세상의 종말까지 다루고 있다. 성경 66권에 수록된 기독교 역사와 사건을 자료와 삽화, 유물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다.
강 이사장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 기독교가 이 나라를 발전시켰다. 그런데 그 공적은 어디 가고 사람들은 교회를 욕하고 있다”며 “이는 역사를 잘 몰라서 그렇다. 이 나라가 살려면 역사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리산 선교유적지를 잘 보존하고 돕자는 취지의 2차 음악회가 오는 17일 히스토리캠퍼스 야외음악당에서 인요한 박사의 강의와 함께 열린다.
전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