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7일 0시 기준 국내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212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12월 25일 124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194일 만이다. 서울은 583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초 코로나 발생 이후 거의 최악의 상황이다. 새로운 거리두기가 발표될 때만 해도 7월이면 수도권 5인 이상 모임이 가능해지면서 일상이 회복될 줄 알았는데 상황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급변했다.
전 국민 백신 접종률이 고작 30% 정도인 상황에서 나온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조치 예고가 성급했다. 코로나에 지친 국민에게 긴장감을 풀어도 된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줬다. 여기에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2.7배 강한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20~3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확산을 저지할 사실상 유일한 방법은 백신 접종인데 물량이 부족하다. 몇 주간 접종에 손을 놓은 상태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휴가철을 맞아 수도권 주민들의 비수도권 이동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확산을 막지 못하면 가을겨울에는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정부가 신속하게 강력한 거리두기 단계를 시행하고, 방역수칙 위반자를 엄단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정부의 조치는 유행이 정점으로 치닫는 긴박한 상황에 비하면 안일해 보인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를 일주일 더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의 거리두기 수준으로 과연 확산세를 꺾을 수 있을까. 이미 수도권에서 새 거리두기 시행을 일주일 유예하고 야외 심야 음주금지 등의 특별방역 대책을 내놨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 수도권은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지만,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8인까지 모임이 가능하고 식당 카페 등의 운영시간 제한이 없다. 그러다 보니 원정 유흥이 의심되는 부산에서는 연일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거리두기를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상황이 엄중한 만큼 중앙 방역당국 차원의 정리와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추가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하루가 시급하다. 바이러스 잠복기 등을 고려하면 새로운 거리두기의 가장 강력한 단계인 4단계 격상을 서둘러야 한다. 과감하게 결단하기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도권 방역강화회의를 주재하며 “방역지침 위반 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예외 없이 엄격하게 이행되어야 할 것이다.
[사설] 4차 대유행 시작, 강력한 거리두기 단계로 격상하라
입력 2021-07-08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