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軍 자정능력 의심받아… 대단히 부끄럽고 유감”

입력 2021-07-08 04:04
서욱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반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이 7일 최근 발생한 현역 장성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중차대한 시기에 군의 자정능력을 의심받는 것은 대단히 부끄럽고 유감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서 장관은 부실급식 논란과 공군 이모 중사 사망 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공개 사과와 유감 표명을 했다. 그럼에도 연이어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터져 나오면서 서 장관에 대한 책임론도 끊이질 않고 있다.

서 장관은 국방부에서 무거운 분위기 속에 전반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최근 일련의 엄중한 상황이 발생하며 군에 대한 국민적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일벌백계로 누구라도 군 기강을 무너뜨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벌을 피할 수 없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국방부 직할부대 소속 육군 준장은 최근 회식 후 노래방에서 부하 여직원에게 강제로 신체 접촉을 시도해 보직 해임 및 구속됐다. 군 지도부가 발본색원과 자정 의지를 강조하며 추진한 ‘성폭력 특별 신고 기간’ 중 이같은 사건이 벌어지면서 군은 충격에 휩싸였다.

서 장관은 지휘관들에게 성추행 피해 이후 사망한 이 중사 사건을 언급하며 “전우를 지켜주지 못했던 군의 성폭력 예방 제도와 매뉴얼 재정비는 물론, 성인지감수성 및 양성 평등의식 향상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휘관부터 더 높은 수준의 인권 의식과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고, 분골쇄신의 마음으로 신뢰받는 강군으로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노력과 열정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원인철 합동참모의장,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박인호 공군참모총장, 김태성 해병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성 관련 사건 발생 이후 군내 성폭력 예방·대응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고, 폐쇄적이며 위계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군 구성원의 성관련 문제 인식이 부족했다고 자인했다. 향후 여성과 초급간부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지난주 출범한 민관군 합동위원회의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개선 분과’를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최근 일부 보훈단체에서 상사에 의한 성희롱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산하 단체를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과 이로 인한 부당해고 실태 등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피해 사례 발생 시 관련자에 대한 중징계와 주의를 촉구하는 공문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