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마지막 모세가 남긴 것은 무엇인가

입력 2021-07-09 03:05

히브리서 저자는 “사람이 한 번 죽는 것은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다”고 했습니다. 야고보는 인생을 논하기를 “잠시 있다가 없어지는 아침 안개와 같다”고 했습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모세의 일생을 말하고자 합니다. “믿음으로 모세가 났을 때에 그 부모가 아름다운 아이임을 보고 석 달 동안 숨겨 임금의 명령을 무서워 아니하였으며.”(히 11:23)

첫째, 모세는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나일강에 버려진 인생이었습니다. 그렇게 갈대상자에 버려진 모세를 바로의 딸이 극적으로 발견하고 궁전에서 살게 했습니다. 그리고 모세의 친어머니는 그의 유모가 됩니다. 모세는 친어머니의 완벽하고 철저한 신앙교육을 통해 유대인 정체성과 애굽의 모든 학문을 배우면서 성장합니다. 스펙으로 말하자면 모세는 인생 최고의 코스를 밟았습니다.

그러나 인생 최고의 절정기를 맞았던 모세는 동족들이 고통당하는 모습을 보고 애굽인을 살해했습니다. 이로 인해 도망자가 된 모세는 광야에서 40년을 보내게 됩니다. 광야의 망명 생활은 40년 바로의 궁에서 익힌 최고의 스펙들도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되었습니다. 또 광야에서의 모세는 십보라와 결혼을 해서 낳은 아들 게르솜의 이름처럼, 모세의 인생이 나그네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은 인간의 업적을 요구하지 않으시고 영적인 이야기를 원하십니다. 그렇게 모세는 자신이 잊혀가는 순간, 그 탄식과 기도를 들으시고 하나님이 모세에게 떨기나무 가운데 나타나셨습니다.(출 2:23) 그때 모세의 나이가 80세였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후에는 이스라엘에 모세와 같은 선지자가 일어나지 못하였나니 모세는 여호와께서 대면하여 아시던 자요. 여호와께서 그를 애굽 땅에 보내사 바로와 그의 모든 신하와 그의 온 땅에 모든 이적과 기사와 모든 큰 권능과 위엄을 행하게 하시매 온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그것을 행한 자이더라”라고 했습니다.

뒷날 히브리서 저자는 모세를 평가하기를 “믿음으로 모세는 장성하여 바로의 공주의 아들이라 칭함 받기를 거절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고난받기를 잠시 죄악의 낙을 누리는 것보다 더 좋아하고, 그리스도를 위하여 받는 수모를 애굽의 모든 보화보다 더 큰 재물로 여겼으니 이는 상 주심을 바라봄이라”(11:24~26)라고 했습니다.

셋째, 모세의 마지막 여행은 죽음이었습니다. 모세는 이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느보산으로 올라갑니다. 여리고 맞은편 모압 땅 비스가 산지의 최고봉인 요단 서쪽, 약속의 땅을 바라볼 수 있는 느보에 올라갑니다. 오늘까지 그의 묻힌 곳을 아는 자가 없고, 하나님께서 직접 모세를 장사지냈다고 말씀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무덤조차 찾지 못하도록 하시고 느보산에서 모세를 앞서 데려가셨습니다. 모세가 누구입니까. 모세 이후에는 그와 같은 선지자가 없을 것이라고 말씀할 정도였습니다. 만약 그런 모세의 무덤이나 기념품 혹은 유품이 남겨졌다면 뒷날 그것이 우상이 될 것을 하나님은 잘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우리 역시 나그네 같은 인생을 살아갑니다. 인간의 업적이 아니라 주님의 업적만 드러내는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모세와 같이 그리스도를 위해 받는 수모를 더 큰 영광으로 알고 오직 주만 바라봅시다.

박계문 목사(캐나다 밴쿠버 거룩한빛교회)

◇박계문 목사는 이랜드 사목과 미래목회포럼 대외 협력단장, 기독교방송 문화원 사무총장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캐나다 밴쿠버 거룩한 빛(Holy light Church) 교회 담임목사이며, 캐나다 트리니티웨스턴대에서 일터사역과 영성을 주제로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