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들, 절세 위한 변액보험 관심… 공모주엔 “호시절 끝” 부정적 시각

입력 2021-07-08 04:05

고액 자산가들도 긴축의 시대에 고민이 많다. 정부가 자산에 대한 과세를 통해 거품을 빼려는 각종 정책을 펼치면서 ‘절세’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위험부담 없이 일정 이상의 수익이 보장됐던 공모주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부쩍 늘어났다.

김학수 하나은행 골드PB팀장은 7일 고액 자산가들의 최우선 관심사 중 하나는 ‘절세’라고 단언했다. 고객들은 팬데믹을 거치며 크게 오른 종합부동산세와 종합과세상품 세금 등을 걱정하며 이를 헤지(위험 회피)하기 위한 상품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이와 관련, 김 팀장은 변액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가운데 일부를 주식, 채권 등 수익상품에 투자하도록 설계돼 있는 상품이다. 주식형 상품이기 때문에 납입한 원금 이내로는 별도 과세가 없어 사실상의 절세 역할이 가능하다. 김 팀장은 “고액 자산가들은 수익이 난다 해서 갑자기 보험을 환매하고 현금을 찾지 않는다. 변액보험은 재납입할 때도 별도 수수료가 없어 일종의 ‘조세 피난처’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은 “종부세와 양도소득세, 증여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일제히 폭등하며 주택 보유자들의 퇴로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언급했다. 정 팀장은 “퇴로를 다 막아놓고 세금폭탄을 부과하면 어떻게 하라는 소리냐며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며 “은퇴해서 더 이상의 소득이 없는 고객들의 경우 거액의 종부세를 감당할 방법이 없어 고민이 더 크다”고 전했다.

‘확정 수익’으로 각광받은 공모주는 그동안 부자들에게 쏠쏠한 수익원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쉽게 따상(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따상상(상장일 따상 후 다음 날까지 상한가)이 되는 공모주가 많아 청약 때 많은 주식을 확보하면 땅 짚고 헤엄치기 식 돈벌이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모주 좋은 시절도 끝났다’는 비관론이 최근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이달 말부터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거물급 기업공개(IPO) 일정이 줄줄이 예고돼 있지만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며 예전 같은 대박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카뱅의 경우 희망 공모가(3만3000~3만9000원) 상단 기준 시가총액이 18조5000억원을 넘어선다. 따상을 하면 하루 만에 37조원 규모의 기업이 탄생한다. LG전자(27조원) 포스코(29조6000억원·이상 7일 종가 기준)의 시총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자산 가치가 하락할 경우 공모주 손해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김지훈 강준구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