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이중직 목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나 신학적 지원은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실천신학대학원대(실천신대·총장 이정익 목사)는 2학기부터 ‘사회적 목회’ 석사 과정을 신설하고 관행적으로 받아들여지던 이중직 목회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실천신대는 이중직 목회 실태 조사를 시작으로 목회자가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직업도 소개한다. 사회적 목회 과정은 주요 총회의 이중직 목회 법제화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직 목사가 느는 이유는 교회 개척 후 재정적 자립을 하는 게 점차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코로나19로 외부 지원이 크게 줄어든 것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를 비롯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총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 등이 미자립교회 목사에 한해 이중직을 허용하는 법을 제정했다. 예장통합 총회가 오는 9월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이와 관련된 안건을 다룬다.
실천신대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목회 석사과정 운영 방향을 소개했다. 실천신대는 ‘지역공동체운동’ ‘농촌목회’ ‘정부 지원사업과 직업’ ‘협동조합·사회적기업’ ‘플랫폼 목회’ ‘비영리단체 운영’ 등의 세부 강의를 마련했다.
현직 목회자이면서 지자체 공무원으로 활동하는 안해용 경기도교육청 서기관과 안석 광주광역시교육청 시민참여담당관을 강사로 초청해 계약직 공무원 채용 현황과 지원 방법을 소개한다. 또한 정부 지원사업 공모를 위한 노하우도 전한다. 지역공동체 운동이나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목회자들도 강단에 서 생생한 경험을 소개한다.
사회적 목회 석사과정 조성돈 주임교수는 “직업을 가진 목사 대부분이 택배 차량에 짐을 싣거나 내리는 일, 택배기사, 대리운전, 택시운전 등 전공과 거리가 멀고 밤에 하는 일을 주로 택한다”면서 “더 이상 교회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직업을 구하는 게 아니라 사회에 공헌하면서 복음도 전할 수 있는 사회적 목회를 향한 새길을 열기 위해 과정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실천신대는 이와 함께 ‘청소년·청년 리더십’ ‘설교와 예배’ 석사 과정도 개설해 변화하는 교회현장에 필요한 교육 과정도 신설할 예정이다. 이정익 총장은 “현장과 괴리된 교육을 지양하고 현장 친화적 교육을 통해 교회에 기여하려 한다”며 “신설 교육과정이 다음세대를 키우고 다양한 분야의 목회 전문가를 양성해 한국교회의 건강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