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목회시대! 목회자는 전달력, 성도는 문해력 높여야”

입력 2021-07-08 03:01
김효숙 장신대 교수학습개발원 교수가 6일 줌으로 중계된 디지털 리터러시 세미나에서 디지털 디자인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세미나 현장 모습. 줌 캡처

“연세 드신 장로님들의 디지털 이해도 부족으로 교회의 디지털 예산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교육사역자 사이에도 디지털 격차가 꽤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파편화된 교회 조직을 유기체적 교회로 바꿔가야 하는데 디지털 목회로 돌파할 수 있을까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비대면 상황이 몰고 온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현장 목회자들의 고민은 깊고도 간절했다. 장로회신학대는 지난 5~6일 서울 광진구 교내 소양주기철기념관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리터러시’ 세미나를 열었다. 방역을 위해 현장엔 소수만 참석하고 다수는 화상채널 줌으로 연결됐다. 장신대는 개교 120주년을 맞아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목회’를 주제로 연속 세미나를 진행해 왔다(국민일보 2021년 6월 30일자 33면 참조).

신형섭 장신대 기독교교육학과 교수가 디지털 리터러시의 정의부터 소개했다. 리터러시는 읽고 활용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연결된 첨단정보기술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디지털 미디어를 이해하고 필요 정보를 얻어내는 능력이 필수다. 신 교수는 특히 “자신이 원치 않는 정보는 차단하고 걸러내는 미디어 접근 능력도 중요하다”면서 “찾아낸 미디어 내용이 누가 어떻게 왜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이해능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미나에서는 디지털 전환 목회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교회 리더십의 정점인 목회자부터 변화를 수용하고 성도들과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김효숙 장신대 교수학습개발원 교수는 디지털 콘텐츠의 디자인 기초부터 데이터를 통해 트렌드를 읽는 방법까지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성도들이 디지털 디자인을 접함으로써, 늘 들어왔던 말씀을 마치 다메섹 도상의 사울처럼 새롭게 깨닫는 계기가 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의 온라인예배 때 성경 구절 화면에 불필요한 장식은 빼고, 성가대 찬양 중계 때도 얼굴 클로즈업은 피하는 등 몰입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상훈 한남대 취업창업처 교수는 디지털 변화에 미온적인 반응을 유형별로 분석하며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목회자의 의사소통 원칙을 나열했다. 쉬운 용어를 사용하고, 은유법 유추법 사례로 설득하며, 비전을 여러 경로로 소개하고, 반복하고 솔선수범하며, 모순처럼 보이는 상황은 선제적으로 설명하고, 무엇보다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으며 무조건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튜브 채널 ‘오늘의 신학공부’ 운영자인 장민혁 전도사는 ‘목회 플랫폼으로서의 유튜브 리터러시’를 강연했다. 장 전도사는 “구독자는 좋은 메시지가 아니라 좋아하는 채널의 메시지를 듣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아하는 채널이 되기 위해선 먼저 소통형 채널이 되어 스토리를 함께 만들고, 철저하게 미디어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주님의 성육신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