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시간당 70㎜ 폭우 쏟아져… 산사태·급류에 2명 사망

입력 2021-07-07 04:04
6일 장마전선 영향으로 시간당 70㎜가 넘는 폭우가 내린 남부지방 곳곳에서 산사태와 하천 범람 사태가 벌어졌다. 사진은 폭우로 침수된 전남 해남군 황산면의 농경지. 연합뉴스

장마전선 영향으로 남부지방에 시간당 7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주택 침수로 2명이 사망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산림청은 산사태 위기경보를 상향 조정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6일 오후 6시까지 주요 지역 누적강수량은 전남 해남 529.5㎜, 장흥 463㎜, 강진 399㎜, 경남 남해 341.6㎜, 창원 210.5㎜ 등이다. 장흥, 강진, 고흥, 해남 등에서는 시간당 70㎜ 이상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산사태로 매몰돼 80대 여성이 사망한 전남 광양시 진상면의 한 주택 모습. 연합뉴스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전남소방본부 등은 전남 광양 진상면의 한 마을에서 경사지 토사가 무너지면서 매몰됐던 8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6일 오전 6시5분쯤 마을 경사지 토사가 사면을 따라 무너지면서 가옥 2채와 창고 1채가 매몰됐는데 A씨는 매몰된 주택 중 한 곳에 살고 있었다. 사고 발생 3시간쯤 뒤 A씨는 마을주민과 전화로 연결돼 소방 당국이 전화벨 소리를 추적해 실종자 위치를 파악한 뒤 구조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A씨는 오후 2시50분쯤 주택 밖 5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다른 매몰 주택에 살던 주민은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외출한 상태였고, 인근 주택에 살던 주민 3명도 긴급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 해남에서도 1명이 사망했다. 오전 2시쯤 폭우로 해남 삼산면의 계곡물이 불어나면서 주택을 덮쳐 집에서 잠을 자던 60대 후반 여성 B씨가 급류에 휩쓸렸다. 실종 뒤 119에 발견됐으나 오전 3시50분쯤 숨졌다. 중대본은 “가족과 함께 대피하는 과정에서 익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사망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재민도 속출했다. 55세대, 68명의 이재민 가운데 54세대 67명이 이날 오후 6시까지 귀가하지 못했다. 일시대피한 가구는 81세대 122명으로, 74세대 107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진도 49동, 장흥 20동, 해남 20동 등 주택 93동이 침수됐고, 상가와 점포도 41동 침수됐다.

일부 철도와 항공기, 여객선 운항도 통제됐다. 순천역에서 광주송정역 구간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고, 김포·울산·제주·여수·포항 5개 공항에서 항공기 26편이 결항했다. 여수~거문, 녹동~거문 등 19개 항로의 여객선 27척도 운항이 통제되고 있다. 부산 수영구의 한 아파트 128세대는 정전피해를 보았다.

산림청은 6일 오전 10시부터 전남·경남 지역의 산사태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산사태 위기경보는 총 4단계로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나뉜다. 오후 6시 기준 전남·경남은 경계, 전북·경북은 주의, 그 외 지역은 모두 ‘관심’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폭우는 7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정체전선 상 비구름대가 전남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강하게 발달해 전남과 경남 지역에 7일까지 강하고 많은 비가 집중될 것”이라며 “위험지역 접근을 삼가고 작업을 자제하며 야외활동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