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서비스를 상용화한 지 2년이 지났지만 5G 시대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통사들은 5G가 LTE에 비해 20배 빠르고 지연속도는 10분의 1에 불과하고 연결성은 10배 좋아진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정작 현재 5G 서비스는 제대로 터지지 않고 속도도 LTE에 비해 별반 차이가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통사들이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망투자에도 미온적인 상황이라 ‘진짜 5G’ 시대가 올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진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이통3사 대표들이 만나 28㎓ 서비스 활성화에 뜻을 모았다. 28㎓ 서비스를 활용해 지하철 와이파이 품질 개선을 꾀하고, 전국 10개 장소에서 28㎓ 시범 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28㎓ 서비스에 전국단위로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통사들은 28㎓ 서비스를 전국 서비스가 보단 B2B용 중심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5G 서비스는 주파수 대역대가 올라갈 수록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현재 5G 서비스는 6㎓ 대역 이하 주파수의 5G와 LTE 망을 혼용해서 제공 중이다. 앞으로는 3.5㎓ 대역으로 5G 단독망(SA) 서비스가 되면 본격적인 5G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28㎓는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 5G 서비스의 종착역으로 여겨진다. 단 주파수 대역이 올라갈 수록 도달거리가 짧아져 기지국을 촘촘하게 세워야 한다. LTE 대비 최소 3~4배 이상의 기지국이 필요하다.
이통사 입장에선 최대 20조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망투자 비용이 부담스럽다. 28㎓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는 걸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투자를 하면 아무도 안 다니는 곳에 도로만 넓게 까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말까지 통신 3사가 1만5000개의 28㎓ 기지국을 의무적으로 구축하도록 했다.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주파수 반납 등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진짜 5G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SA도 언제부터 제공될 지 모르는 상황이다. KT만 7월 중으로 SA 시범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을 뿐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SA에 대해 여전히 “시기를 고려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통사 내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LTE도 기술 발전을 거듭하면서 속도와 커버리지가 향상됐는데, 5G는 처음부터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이상적인 면만 부각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