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독일 녹색당 ‘좌초 위기’… 총리후보 탈세·표절 논란 지지율 ↓

입력 2021-07-07 04:06
AFP연합뉴스

잘나가던 독일 녹색당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됐던 녹색당 40세 여성 총리 후보가 탈세 의혹에 이어 표절 논란에도 휩싸이며 지지율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5일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에 따르면 안나레나 배어복(사진) 녹색당 총리 후보가 최근 출간한 저서 ‘지금-우리나라를 새롭게 바꿀 방안’에서 29차례에 걸쳐 표절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스트리아 미디어학자인 슈테판 베버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배어복 후보 책에 29차례 표절이 있다고 주장했다. 저서에 녹색당 소속 요슈카 피셔 전 외무장관과 위르겐 트리틴 전 환경장관 등을 비롯해 모두 16명의 공개 발언이나 글을 차용해 출처 없이 인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배어복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출간한 저서는 박사학위 논문이 아니다”며 “공공 출처의 팩트에 의지했고, 전문서적이 아니어서 주석이 없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저서를 직접 썼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도 “아무도 책을 혼자 쓰지는 않는다. 여러 아이디어가 담겼을 뿐 아니라 감사하게도 지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배어복 후보는 최근 당으로부터 2만5000유로의 보너스 수당을 받았는데, 이를 의회에 신고하지 않아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탈세에 이어 표절 논란까지 벌어지면서 녹색당의 지지율은 추락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인사(INSA)가 빌트암존탁의 의뢰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으로 ‘이번 주말이 총선이라면 어느 당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녹색당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8%였다. 한때 26%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이 8% 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이다.

반면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지지율은 다시 반등하고 있다. 기민·기사당 연합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28%로 올랐다. 이어 사회민주당(SPD)이 17%, 자유민주당(FDP)이 12%,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0%를 각각 기록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