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화웨이의 위기,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등 안드로이드 진영 전반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애플 생태계로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자회사 비츠는 신제품 ‘비츠 스튜디오 버즈’ 광고에 갤럭시S21을 사용했다. 아마존 등에 올라온 상품 소개를 살펴보면 비츠 스튜디오 버즈를 착용한 한 여성이 갤럭시S21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 등장한다. 애플은 그동안 자사 광고에서 타사 제품 노출을 극도로 꺼려왔다. 때문에 이번 광고는 의도적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애플이 직접 만드는 ‘에어팟’이 아이폰 전용이라면, 비츠 스튜디오 버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동을 강조하고 있다. 즉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 호소하기 위해 대표적인 안드로이드폰인 갤럭시S21을 사용한 셈이다.
애플은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LG전자 스마트폰 보상판매에 나섰다. 기존에는 미국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 노트 제품과 구글 픽셀만 보상해줬는데 여기에 LG전자 제품이 추가된 것이다. V60는 최대 180달러까지 보상받을 수 있으며 V50, V40, G8은 각각 최대 125달러, 65달러, 70달러가 책정됐다.
애플은 지난달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페이스타임을 안드로이드와 윈도 운영체제(OS)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공개하는 등 외부 개방을 통해 사용자 끌어들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자체 생태계를 공고히 하는데 더 중점을 뒀다. ‘아이폰-아이패드-맥’으로 이어지는 하드웨어 생태계와 앱스토어 등 서비스 생태계까지 급성장하며 애플은 해마다 큰 성장을 이뤘다. 여기에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선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끌어들여야 할 필요성이 생겼고, 안드로이드 진영에 발생한 여러 변수 덕분에 투자한 만큼 실적을 낼 수 있는 여건도 조성됐다.
애플이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LG전자와 손을 잡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동안은 삼성전자의 안방인 한국시장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는 상황이 전개됐고, 적극적인 시장 확대를 위해 LG전자 베스트샵을 통해 아이폰을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LG는 최근 임직원복지몰에서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을 판매하는 기획전을 열었다. LG가 타사 스마트폰을 복지몰에서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와 애플의 협업이 가시화한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