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중흥건설 품에 안기는 대우건설

입력 2021-07-06 04:05

대우건설의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중흥건설이 선정됐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는 5일 중흥 컨소시엄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중흥건설그룹은 시공능력평가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 등 30여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자산총액 9조2070억원으로 재계 47위인 중흥건설이 자산 9조8470억원인 대우건설 인수할 경우 재계 순위 21위로 급등한다. 인수가격은 2조원대 초반으로 관측된다. 당초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을, 스카이레이크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제출했다. 그러나 본 입찰 이후 중흥건설이 인수가격 등의 일부 수정을 요청하자 KDBI는 스카이레이크 컨소시엄에도 원하면 수정안을 제출토록 제안한 바 있다. 중흥건설이 2위와의 입찰가 차이가 너무 커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새 입찰가는 중흥건설의 경우 기존보다 낮췄고, 스카이레이크 측은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매각가격이 얼마나 변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대우건설 노조는 “재입찰은 명백한 입찰 방해이자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배임”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대현 KDBI 대표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우선협상대상자와 예비협상대상자 선정은 매각대금, 거래의 신속·확실성, 대우건설의 성장과 안정적 경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밀 실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우건설은 2017년 공개 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해외채권 부실 문제가 드러나면서 인수가 무산되기도 했다. 대우건설 매각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푸르지오로 대표되는 대우건설 주택 브랜드의 가치도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준구 이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