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후 심근염 우려에… “100만건 당 4명꼴 발생”

입력 2021-07-06 04:05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의료진이 주사기에 분주된 백신을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젊은층은 백신을 맞으면 심근염에 걸릴 수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가볍게 앓는 경우가 많은데 꼭 접종을 받아야 할까요?”

50대 이하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백신 접종을 앞두고 5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개최로 전문가 초청 설명회가 열렸다. 쏟아진 질문의 태반은 백신 부작용·안전성에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중증 이환율(일정 기간 내 발생한 환자 수를 인구당 비율로 나타낸 것)과 치명률이 낮은 젊은층에게 사회적 관점에서 백신 접종을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최대 화두는 심근염·심낭염이었다. 이들은 각각 심장을 구성하는 근육과 심장을 둘러싼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으로 만들어진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16~24세 남성에게서 빈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고된 발생 빈도 자체는 높지 않다. 미국에서는 지난 4월 이후로 접종 100만건당 4건꼴로 심근염이 보고됐다. 김계훈 전남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백신과 무관하게 일반인 10만명을 1년간 관찰하면 보통 10명 정도에서 심근염·심낭염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치명률 면에서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대부분은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낫고, 최악의 상황에서도 충분히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아주 드물게 급격히 진행하는 전격성 심근염이 생기더라도 체외 심장 보조 순환장치를 사용해 1~2주만 견디면 심장이 스스로 회복한다”며 “심한 상태에서도 사망률은 2% 이내”라고 강조했다.

접종 후 심근염·심낭염을 의심할 증상으로는 가슴 통증이 첫손에 꼽힌다. 특히 백신을 맞은 뒤 4일 이내에 가슴 통증이 생기고 숨을 깊이 들이쉬거나 자세를 바꿀 때마다 심화된다면 심낭염일 수 있다. 여기에 두근거림, 호흡곤란까지 나타난다면 심근염일 수 있다. 대부분 자연 회복되는 만큼 치료도 염증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심장 근육의 기능이 약해지는 경우에는 전환효소 억제제를 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심근염뿐 아니라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 알려진 백신 부작용보다 코로나19 자체의 위험이 훨씬 크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사회적인 관점에서 백신 접종을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분기엔 접종 대상자 확대와 함께 이상반응 보고도 늘 것으로 우려된다”며 “낮은 확률의 위험을 공유해 모두가 조금 더 안전해지는 길에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