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수사를 이끌었던 박영수(사진) 특별검사가 3년 전 소개받은 ‘가짜 수산업자’ 김모(43)씨로부터 과메기 등 명절 선물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포르쉐 차량을 무상으로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 특검은 5일 입장문을 내고 “약 3년 전 전직 언론인 A씨를 통해 김씨를 처음 만났고, 당시 포항에서 수산업을 하는 청년사업가로 소개받았다”고 밝혔다. 김씨와 알고 지내게 된 시점이 박 특검이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특별검사로 임명된 이후인 셈이다. 박 특검은 “(김씨와) 2~3회 만나 식사를 한 적이 있고, 가끔 의례적인 안부 전화를 한 적은 있지만 김씨의 사업에 관여한 적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 특검은 “김씨로부터 명절에 3~4차례 대게, 과메기를 선물로 받았다”고 인정했다. 고가이거나 문제 될 정도의 선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박 특검은 부연했다.
포르쉐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특검은 “아내를 위한 차를 사주기 위해 여러 차종을 검토하던 중 김씨가 한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렌터카 회사 차량 시승을 권유했다”며 “며칠간 차량을 렌트한 후 반납했고, 해당 변호사를 통해 렌트비 25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씨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로 입건된 이모 부부장검사를 김씨에게 소개해준 게 박 특검이었다는 보도 내용은 시인했다. 이 부부장검사는 최근 부장검사에서 강등됐다. 박 특검은 “포항지청으로 전보된 이 부장검사와의 식사 자리에서 지역 사정 파악에 도움을 받을 인물로 김씨를 소개하며 전화번호를 주고, 김씨에게는 이 부장검사가 그 지역에 생소한 사람이니 지역에 대해 조언을 해주라는 취지로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은 “평소 주변의 신뢰가 있는 A씨의 지인이라고 생각해 방심한 것이 제 잘못”이라며 “신중하지 못한 처신으로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전직 언론인이자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로 출마한 경험이 있는 A씨는 김씨에게 유력인사들을 소개해준 ‘연결고리’로 알려졌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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