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가가 대부분 종강을 맞이하면서 하반기 취업 시즌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극심한 구직난 속 ‘신의 직장’인 시중은행 합격을 노리는 취업준비생이 여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각 은행 인사담당자에게 직접 물었다.
국민일보는 5일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인사담당자와 하반기 채용 전략과 취업 준비 방식에 대해 서면인터뷰를 진행했다. 모든 인사 담당자는 은행마다 각기 원하는 인재상이 다른 점에 주목해 전략을 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마다 차별화된 자기어필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민은행은 종합적 사고력, 신한은행은 창의적 열정 등이 대표적인 키워드다. 이를 활용해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풀어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흔히 준비하는 대외활동, 인턴, 공모전 등의 ‘스펙’도 잘못된 방향로 준비하면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인턴 등 특정 경험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강박감은 이해하지만, 지원하는 직무와 무관한 분야의 인턴 경험은 채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자신의 스토리를 설명할 수 있는 일관성 있는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농협은행 관계자도 “여름방학 기회를 활용해 은행권에서 실시하는 채용연계형·체험형 인턴에 도전해보라”고 조언했다.
자격증을 준비할 때도 신중해야 한다. 채용 공고를 통해 각 은행에서 인정받는 자격증을 선별해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 난립하는 각종 민간자격증 중에는 취업에 사실상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금융 분야에 강점이 있는 지원자는 CDCS(국제공인신용장전문가), FRM(국제재무위험관리사) 등 금융 자격증을, IT(정보통신) 분야에 특화된 지원자는 ADP(데이터분석전문가), SQLP(SQL 프로그램언어 전문가) 등 디지털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는 게 좋다.
‘경영·경제학과 출신 우대’는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다. 5대 은행 모두 “특정 학과를 우대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굳이 수년의 시간을 들여 상경계열 학과를 복수·부전공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직무 필기시험에 경영·금융 기초지식 및 이해도를 측정하는 영역이 있을 뿐 상경계열 졸업장 그 자체로 인한 우대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금융업 특성상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보니 금융 관련 학과 전공이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권에 ‘디지털 바람’이 불고는 있지만, 은행이 원하는 인재가 단순히 관련 학과 졸업자나 IT 경험자는 아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코딩 등 IT 능력은 기본으로 갖춰야 하고 개발 수요에 맞는 금융데이터처리, 보안, 클라우드 분야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금융지식을 바탕으로 한 금융 사업전략과 인사이트를 제시할 수 있는 디지털 인재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