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심상치 않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전년 누계 대비 12.6% 뛰어오르면서 10년 만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1991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밥상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 서민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파테크’(파 가격이 비싸서 집에서 직접 재배해 먹는 것)’란 말이 나올 정도로 급등한 파는 156.6%나 올라 1994년 이후 27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사과(54.3%), 배(47.0%), 마늘(45.7%), 고춧가루(34.9%) 등도 가격이 뛰었다. 지난해 말 확산하기 시작한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의 경우 38.9% 올라 2017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4% 오르면서 석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먹거리와 석유류 등 생활 밀접 품목 물가가 많이 오르다 보니 서민들의 물가 상승에 대한 체감도는 더욱 크다. 문제는 하반기에 물가 상승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하반기에 백신 접종이 늘면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경제 활동과 소비가 확대되면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은 곧바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은 지난 4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를 통해 “강한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되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되고 추가적인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도 예고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코로나19로 시름 깊은 가계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지난 1분기 말 가계 빚은 1765조원으로 1년 전보다 9.5%나 늘었다. 늘어나는 이자로 소비 여력은 줄어드는데 장바구니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면 서민들의 삶은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당국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사설] 밥상 물가 폭등에 인플레 우려… 적극적인 선제 대응 필요
입력 2021-07-06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