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로잘린 여사는 1946년 7월 7일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작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카터 전 대통령은 21세로 해군사관학교를 막 졸업한 초급장교였으며 로잘린 여사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18세 아가씨였다. 두 사람은 오는 7일 결혼 75주년을 맞는다.
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과 로잘린 여사는 고향이자 결혼한 장소인 플레인스에서 지인들과 함께 75번째 결혼기념식을 조촐하게 가진다.
카터 전 대통령은 올해 96세, 로잘린 여사는 93세다. 이들은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래 결혼 생활을 한 대통령 부부가 됐다. 이들의 뒤를 잇는 대통령 부부는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과 바버라 여사였다. 두 사람은 73년 102일을 해로했으나 2018년 4월 바버라 여사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
카터 전 대통령 부부는 인터뷰에서 70년도 더 된 두 사람의 첫 만남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로잘린 여사는 AJC와의 인터뷰에서 “친구인 루스(카터 전 대통령의 여동생)의 집을 방문했다가 침대 머리맡에 있는 남편의 사진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해군사관학교 생도였던 남편이 휴가 중 교회 모임에 나오는 기회를 노려 데이트를 신청했다”고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도 “첫 데이트 다음 날 어머니에게 로잘린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부부는 75년 동안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했다. 남편이 조지아 주지사와 대통령직을 지낼 때 부인이 힘껏 내조했고, 2015년 카터 전 대통령의 암 투병과 완쾌 때도 함께 했다. 카터 부부는 퇴임 후인 82년 카터센터를 세워 전 세계 민주주의의 발전과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들은 지금도 고향인 플레인스에서 서로를 버팀목 삼으며 살고 있다. 4월 29일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취임 100일 기념으로 이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카터 부부의 손자이자 카터센터 의장인 제이슨 카터는 “두 사람은 75년간 파트너로서 서로의 인생과 건강을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