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재 목사의 ‘생명 설교’] 신앙인의 핵심 가치

입력 2021-07-07 03:05

히브리서 12장 14절 말씀에는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할 신앙의 핵심 가치가 들어 있다. 그중 첫 번째는 화평이다. 화평을 이뤄야 하는 대상은 ‘모든 사람’이다. 인종, 성별, 나이의 많고 적음을 포함해 어떤 조건과 관계없이 신앙인은 화평을 추구해야 한다. 물론 죄악과 불의, 거짓을 용납하라는 뜻은 아니다. 이렇게 모든 사람과 화평함을 추구하는 것은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명령 때문이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의식주를 포함해서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은 ‘함께’하는 결과물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이 함께하는 곳에는 반드시 갈등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관계는 좋아. 아무 문제 없어’라며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도 절대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 안의 갈등을 인정하고 그를 통해 인간적 연약함을 맡기고 하나님의 다스림을 구해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그런 갈등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머물지 않기를 원하신다. 미움을 선택하는 길이 아니라 화평을 추구하는 길로 나아가기를 원하신다.

신앙인의 두 번째 핵심 가치는 거룩이다. 거룩은 성도의 삶에서 구원이 완성되어가는 과정 중에 포기해선 안 되는 핵심 가치다. 하나님은 레위기서에서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라고 말씀하시며 그의 백성에게 거룩을 촉구하고 있다.

거룩은 사람에게 속한 것이 아니다. 인간 스스로의 힘과 노력으로 거룩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거룩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다. 하나님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가까워질 때 거룩하신 하나님으로 인해 우리 삶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게 거룩이다.

이처럼 거룩은 하나님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의미가 있다. 거룩은 외적 모양과 관계없다. 율법주의자였던 바리새인들과 같은 외적 거룩은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였다. 그러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더러운 것이 가득해 회칠한 무덤과 같다는 주님의 책망을 받을 뿐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공로를 의지하며 그가 보이신 본을 따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진정한 거룩을 추구하자. 그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우리를 통해 나타날 것이다.

신앙인의 세 번째 핵심 가치는 하나님과의 동행이다. 히브리서 12장 14절은 이렇게 말씀한다.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함과 거룩함을 따르라 이것이 없이는 아무도 주를 보지 못하리라.” 여기서 주를 본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것은 하나님의 나라가 내 안에 임했다는 뜻이다. 하나님과 깊은 사귐이 있다는 것이고,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자녀로 거듭났다는 의미다.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표현이 하나님과 동행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나님은 분명 우리와 함께하신다. 그런 하나님을 저만큼 밀쳐놓고 아무 관계 없는 존재로 여기는 것과 친밀히 동행하는 삶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가 계시나 그를 무시하는 것과 그를 주목하고 바라보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는 말이다. 성도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이며 그를 끊임없이 바라보는 사람이다.

종종 성도 가정에 심방 가면 좋은 운동기구를 사놓고 그걸 옷걸이로 쓰는 모습을 본다. 피아노는 화분을 올려놓는 선반으로 사용한다. 만약 이렇게 용도에 맞지 않게 활용하면 건강해질 수 없고 음악 실력도 늘 수 없다.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도 그렇다. 동행하며 사귐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하나님의 자녀답게 하나님을 하나님의 자리에 모셔야 한다.

신앙생활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신앙생활의 핵심이다. 화평과 거룩함을 통해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누리며 그것을 흘려보내는 것이 신앙생활임을 잊지 말자.

(미국 워싱톤순복음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