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접어들었지만 장마가 소강상태일 때는 한낮에 뜨거운 햇빛이 내리쬘 때가 많다. 자외선 지수가 높아지면 피부 건강에 경고등이 켜질 수 밖에 없다.
피부에 악영향을 주는 자외선은 크게 A(UVA)와 B(UVB) 두 가지다. 자외선A는 5~6월에 가장 강하며 색소침착과 광(光)노화를 유발한다. 기미 주근깨 검버섯 백반증 같은 색소성 질환이나 피부 노화의 주범이다. 자외선B는 7~8월에 가장 강한데, 일광화상은 물론 악성흑색종 같은 피부암을 일으킨다. 따라서 피부 건강을 위해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 사용은 필수다(사진).
코로나19 유행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마스크로 가려진 부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대해 임이석 테마피부과 대표원장은 5일 “마스크도 물리적으로 자외선을 어느 정도 차단하지만 마스크가 햇빛을 완벽히 차단하지는 못하므로 자외선 차단제는 얼굴 전체에 바르는 것이 좋다”며 “특히 자외선A는 파장이 길어 마스크를 뚫고 진피까지 깊숙하게 침투해 노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흰색 마스크는 자외선을 반사해 눈가 주변으로 기미와 주근깨가 생길 수 있으므로 특히 자외선 차단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콧대 등 마스크와 접촉이 많은 부위를 특히 주의해서 발라줘야 한다. 햇빛에 노출되기 30분 전에 바르고 땀을 흘렸거나 마스크 벗는 과정에서 자외선 차단제가 지워질 경우 2시간 마다 덧발라 주는 게 중요하다.
주의할 것은 마스크 아래 밀폐된 환경에서 자외선 차단제 성분이 마스크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날씨가 더위지면 땀이나 피지 분비가 많아지면서 자외선 차단제 성분이 모공을 막아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외출 후 반드시 세안을 하고 피부 보습 유지에 신경써야 한다.
흔히 햇빛이 쨍쨍한 날에만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같은 장마철이나 흐린 날에도 자외선 지수는 높을 수 있다. 또 실외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자외선에 주의해야 한다. 날씨보다는 자외선 지수(기상청 매일 예보. 6 이상이면 높음, 11이상이면 위험)에 따라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는 얘기다.
자외선 차단제는 크림, 스틱밤 등 바르는 제형부터 스프레이 형태까지 다양하다. 야외활동 시에는 자외선 차단지수(SPF) 50 이상이 권고된다.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이현경 교수는 “피부 타입이 건성이라면 크림 제형, 중성이라면 로션 타입, 평소 땀을 많이 흘린다면 스프레이가 추천된다”며 “최근 외출 전에는 바르는 선크림, 외출 후에는 뿌리는 선크림을 혼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선크림을 함께 사용하면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발생 빈도를 증가시킬 수 있어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