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4일 후보 검증 무대에서 “1번 공약은 성장정책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한 집중 견제가 이어지자 성장정책을 최우선시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9명은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면접 행사에서 면접관들의 압박 면접에 진땀을 뺐다. 김해영 전 최고위원과 천관율 기자, 정수경 국제법률경영대학원 교수가 면접관으로 나서 후보 1인당 10분간 벌떼 같은 질문을 퍼부었다.
특히 이 지사의 기본소득이 면접관들의 집중포화에 휩싸였다. 그간 기본소득을 강조해온 이 지사가 정작 1번 공약으로 성장정책을 선정한 것은 말 바꾸기라는 취지의 압박이었다. 이에 이 지사는 “기회를 늘리고 희망을 가지는 사회를 만들려면 성장부터 회복해야 한다”며 “기본소득은 핵심 과제이지만 성장을 위해 우선순위를 뒤로 미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소득의 구체적 재원을 묻는 질문에는 “예산낭비와 부정부패를 줄이면 고정경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카드사용 공제, 연구개발 예산 감액, 투자공제 등 온갖 조세감면 항목이 60조원 가까이 돼 이를 줄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약점인 ‘형수 욕설’과 ‘여배우 스캔들’ 문제가 거론됐을 땐 “여배우 그 얘기는 제가 얼마나 더 증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이 정도로 그만하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형수 욕설 문제는 여러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제 인격의 부족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사과드린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반대했었던 사실을 이날 공개했다.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총리로서 대통령에게 장관 임명에 어떤 의견을 냈느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드렸었다”고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면접관과 설전을 벌였다. 김 전 최고위원이 “면접받는 사람의 자세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는데도 추 전 장관이 지지 않고 자신의 발언을 이어가면서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후로도 두 사람 사이에는 불꽃이 튀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후보자의 태도는 국민통합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라고 지적하자 추 전 장관은 “통합은 정의 공정 법치에 입각해야 한다”며 다소 결이 다른 대답을 내놨다. 이에 김 전 최고위원이 “후보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친일파인가”라고 기습적으로 묻자 추 전 장관은 “그렇게 단정한 적은 없다”며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후보자들의 답변은 행사장을 직접 찾은 200여명의 국민면접관들로부터 실시간 채점을 받았다. 그 결과 이 전 대표가 1위, 최문순 강원지사가 2위, 이광재 의원이 3위를 차지했다. 다만 지지자들이 특정 후보를 향해 표를 던질 수 있었던 구조라 행사가 마치 세대결처럼 변질된 측면이 강했다.
청주=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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