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로만 알려진 울산은 자연과 도심의 현대적인 풍경이 어우러진 알짜배기 관광지다. 산 바다 강을 끼고 있어 보고 느끼며 휴식을 취할 다양한 관광자원이 산재해 있다. 도심에서 자동차로 30분만 이동하면 산과 강, 바다를 다 즐길 수 있는 것도 울산 관광의 장점이다. 체류형 관광의 핵심인 다수의 관광호텔도 지속적으로 문을 열면서 좋은 상태의 숙박시설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울산시는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 내에서 바캉스를 즐길 수 있도록 안간힘을 쏟고 있다.
피서나 휴양을 위한 휴가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바캉스(vacance)’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텅 빈’ ‘아무도 없는’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흔히 ‘비어 있어 채울 수 있는 자리’를 의미한다. 걱정과 불안, 우울이 자리했던 마음과 머리를 싹 비워내고 올여름 울산에서 ‘찐’ 바캉스로 지친 어깨에 활력을 불어넣어보는 것은 어떨까.
울산은 태화강과 태화강국가정원을 빼놓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태화강은 울주군 상북면에서 발원해 중구와 남구를 가로지르는 경계이자 산업도시 울산의 젖줄이다.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 등 총 190여종의 국내 멸종위기동물 가운데 31종(16.31%)이, 조류의 33%가 서식하고 있다.
태화강국가정원은 태화강을 따라 자생하는 십리대숲을 중심으로 하는 대규모 자연 정원이다. 유엔 해비타트가 수여하는 ‘2020년 아시아 도시 경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도심 공원이면서 피톤치드를 다량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한 관광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울산 남구 위치한 솔마루길은 울산의 대표 공원인 선암공원과 울산대공원을 만나는 도심 산책길이다. 산과 산, 산과 강,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살아 숨 쉬는 ‘울산의 생태통로’로 선암호수공원에서 수변산책로를 만나고 울산대공원에서는 호젓한 솔숲길을 만난다. 신선산 울산대공원 문수국제양궁장 삼호산 남산 태화강 둔치까지 연결되는 총 12㎞로 반나절이면 전 코스를 걸어볼 수 있다.
울산에는 국내 유일의 고래문화특구가 있다. 선사시대부터 고래가 뛰놀던 남구 장생포다. 국내 최초의 고래박물관을 돌아보고,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고래 탐사를 할 수 있다.
동구에 위치한 대왕암 공원은 울주군 간절곶과 함께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이다. 우리나라 동남단에서 동해 쪽으로 가장 뾰족하게 나온 부분의 끝 지점에 해당한다. 동해의 길잡이를 하는 울기항로표지소로도 유명하다. 공원 입구에서 등대까지 600m가량의 산책로는 1백년 수령의 키 큰 소나무 그늘이 시원함과 아늑함을 선사한다. 송림을 벗어나면 탁 트인 해안절벽으로 색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대왕암 외에도 남근바위, 그리고 탕건바위와 자살바위, 해변 가까이 떠 있는 바위섬, 처녀봉 등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기암 해변의 오른쪽 아래에 500m가량의 몽돌밭이 펼쳐져 운치를 더한다.
밤이면 휘황찬란한 빛을 발하는 울산의 석유화학단지 야경도 볼거리다. 울산 12경 중 하나로 꼽힌다. 무룡산과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볼 수 있다.
울산 북구 천마산 편백산림욕장은 숨은 관광지로 입소문이 나있다. 5㏊ 면적에 30년 이상 된 편백나무 8500여 그루가 조성돼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0년 언택트 관광지 100선’에 올랐다. 올해 강소형 잠재 관광지 발굴·육성 사업에도 최종 선정됐다.
바다를 즐기고 싶으면 북구 당사항에서 출발, 정자항 해변수변공원까지 동해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강동누리길이 있다. 강동 누리길은 약 5.36㎞로 2시간10분이 걸리는 긴 코스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