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혼란보다 안전을 택했다. 수도권 대부분 교회들은 4일 기존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주일 예배를 드렸고 ‘백신접종 인센티브’도 적용하지 않았다. 예배당 수용 인원의 20%만 입장하도록 했다.
방역 당국은 지난 1일부터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수도권 등 일부지역은 기존 지침을 7일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는 예정대로 적용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4일 “수도권은 새로운 거리두기 지침을 유예했지만 백신 접종자에 대한 종교시설 방역 지침은 1일부터 적용했다”며 “대신 1차라도 접종했다면 단계별 예배당 수용 인원 제한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했던 것에서 백신 접종 완료자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성도들은 예배당 안에서 한 칸씩만 떨어져 앉으면 된다. 찬양대를 꾸리고 소모임도 가질 수 있다. 접종 완료자란 2회 접종 백신을 2차까지 맞았거나 1회만 접종해도 되는 백신을 접종한 뒤 14일 경과한 사람이다.하지만 교회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전한 방역을 택했다. 방역 지침이 수시로 바뀌면서 발생할 수 있는 성도들의 혼란도 고려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지난 주일처럼 예배당 수용 인원의 20%만 입장을 허용했다. 현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한 백신 접종 완료자를 카운트에서 제외해도 예배인원에 큰 차이가 없어 이날 예배에는 적용하지 않았다. 순복음교회 관계자는 “수도권 확진자 증가로 서울시와 영등포구청이 기존 거리두기를 유지해 줄 것을 요청해 지난주와 동일하게 예배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와 경기도 성남 지구촌교회(최성은 목사)도 일주일 전과 동일한 인원이 예배에 참석했다. 대신 예배당 수용 인원의 20%를 지키면서 새로운 방역 지침에 맞춰 구축한 방역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한 교회도 있다.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이날 성도들의 백신 접종 이력을 QR코드에 반영한 시스템을 처음 사용했다. QR코드를 찍으면 인적 사항과 함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사랑의교회 관계자는 “새 시스템을 시험했는데 백신 접종자, 접종 완료자 등 세밀한 분류 작업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오늘은 백신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20%만 예배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도 예배당 입구에선 바코드로 출입 명부를 작성한 뒤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했지만 예배당 수용인원의 20%인 800명의 숫자에 포함시켰다. 예행연습 차원에서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했다는 게 교회 측 설명이다.
앞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대표회장 지형은 목사)는 지난 1일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교회가 선도적으로 방역 지침을 꼼꼼하게 지키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목협은 “교회나 사회 전체가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공동체가 되고 일상을 회복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견해”라며 “(한국교회는) 사회 방역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노력하고, 성도들의 백신 접종도 독려해 예배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서윤경 임보혁 양한주 김아영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