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며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세와 맞물린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4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5째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3.5원 오른 ℓ당 1600.9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이 ℓ당 1600원을 넘긴 건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경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3.4원 상승한 ℓ당 1398.1원을 기록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지난 5월 첫째주부터 9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둘째주는 전주 대비 10.4원, 셋째주는 11.7원, 넷째주는 11.2원, 이번주는 13.5원 오르는 등 최근 4주 연속으로 10원 이상씩 상승해왔다.
정유사들의 공급가격도 연일 오르고 있다. 지난달 넷째주 정유사 휘발유 공급가격은 전주 대비 14.8원 상승한 ℓ당 1544.2원, 경유 공급가격은 16.5원 오른 ℓ당 1333원을 기록했다.
국내 휘발유값의 지속적인 상승세는 국제유가 상승에 기인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5째주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73.4달러로 지난 주보다 0.5달러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양호한 미국 경제지표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예상보다 더딘 증산 가능성,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이란 핵 협상 장기화 등으로 오름세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며 원유 수요 회복이 원유 공급 속도를 앞질러 올해 원유 가격이 약 50% 상승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업계에서는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공급 감소 등도 국제유가 상승에 일조한다고 본다.
국제 유가 등락이 실제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운송기간, 개별 주유소 재고상황 등으로 인해 통상 2~3주 가량 소요된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이 주유소에서 구매하는 휘발유 값은 당분간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국제 원유 공급 상황 등으로 인해 이러한 국제유가 상승세가 올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나온다. OPEC+ 산유국 회의에서는 당초 지난 1일(현지시간)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원유 추가 증산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아랍에미리트(UAE)의 반대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오는 5일 회의를 재개하기로 미뤄진 상태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