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 평균 나이는 80세를 넘겼다. 고령에 아픈 데가 많고 무엇보다 연탄 등에 기대어 겨울을 나야 하는 에너지 빈곤층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받기만 하지 않는다. 나눌 줄 안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돕는 ‘타자를 위한 교회’를 지향한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은 지난 1일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에서 연탄교회 창립 6주년 기념예배(사진)를 드렸다고 4일 밝혔다. 연탄교회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수여한 ‘2014년도 좋은교회상’ 수상금을 기반으로 2015년 7월 1일 백사마을(104번지 마을이란 뜻)에 설립됐다. 설립 당시부터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10배로 환원하는 공동체를 다짐했다.
주일에 일하거나 다른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을 위해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에 예배를 드리고 점심 식사를 함께한다. 금요일에도 성경공부 시간을 갖고 간식을 나눈다. 허기복 목사를 비롯한 연탄은행이 이끌어 온 섬김의 장이다. 연탄교회 측은 “지난 6년간 수요예배는 172회 진행됐으며 금요성경공부는 152회 열렸다”고 밝혔다.
연탄교회는 이날 창립예배에서 그동안 성도들이 모은 헌금 100만원을 중증장애인 자립을 위한 사회복지시설인 ‘늘편한집’에 전달했다. 연탄교회는 앞서 2017년 푸르메재단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후원을 비롯해 키르기스스탄 예배당 건축을 위한 봉헌, 부산연탄은행 이전을 위한 후원, 동두천연탄은행 이웃돕기 지원, 남양주연탄은행 긴급 후원 등을 감당해 왔다.
연탄교회는 이날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소중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쓴 감사패를 전달했다. 장순분 어르신께 전달된 감사장에는 “그동안 수세미 만들기, 종이접기, 편지쓰기 등 사랑방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고, 사랑나눔 모금, 마을잔치 등을 연탄교회와 함께하셨다”면서 “어르신의 크신 사랑과 아낌없는 희생을 되새기면서 사랑과 존경하는 마음으로 기념패를 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백사마을은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재개발 착공에 들어가게 돼 이곳에서의 창립예배는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면서 “다른 거주지로 이전하는 영세 어르신 가운데 주택 누수 파손 등의 위험에 노출된 분들을 위해 시설 보수와 시설물 교체를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새로운 연탄교회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설립해 흩어진 연탄교회 어르신을 모아 새로운 시작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