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1일 아킬레스건 중 하나인 ‘형수 욕설’ 등 과거 가족 관련 논란에 대해 울먹이며 사과했다. 이 지사는 “제가 가족에게 폭언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형이) 어머니를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졌기 때문에 참기 어려웠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어쩔지 모르겠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 지사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별도의 출정식 없이 사전녹화 영상을 공개하는 방식의 ‘조용한 출마 선언’을 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지사는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공명선거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기자회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개를 숙였다. ‘경선이 과열되면 사생활과 관련한 도덕성 문제 등 네거티브가 우려된다’는 기자의 질문에 “제 부족한 점에 대해 용서를 바란다”고 말한 뒤 약 5초간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이 지사는 “한 10년 지났고 저도 그사이에 많이 성숙했다”며 “갈등의 최초 원인은 가족들의 시정 개입, 이권 개입을 막다가 생긴 것이기 때문에 국민께서 그런 점을 감안해 달라”고 부연했다.
출마 선언은 14분 분량의 녹화영상으로 대신했다. 영상 첫머리에는 헌법 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낭독하는 이 지사의 모습이 담겼다. 또 ‘성장’ 11회, ‘공정’ 13회를 언급하며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강조했다. 영상은 시정과 도정을 살피는 이 지사의 모습,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시절 이 지사의 일기장 등을 비췄다. 이 지사는 평소의 빠르고 힘 실린 어조 대신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로 선언문을 읽었다. 여권 1위 주자로서 무게감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출마 선언 후 첫 행선지로 고향인 경북 안동에 있는 유교문화회관을 찾았다. 지지자 100여명이 모여 이 지사를 환영했다. 이 지사는 “이제 정치인이 어느 편인지 따지기보다 공정하고 균형있는 지역발전을 누가 가장 잘 할 수 있느냐를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지사는 2일 호남을 방문하며 영호남을 아우르는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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