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묵직한 ‘이재명 캠프’

입력 2021-07-02 04:05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선 캠프는 간결하면서 중량감 있는 캠프로 요약된다. 규모는 간소화하면서도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을 전면배치해 여의도 정치 경험이 없는 이 지사의 약점을 보강했다는 평가다.

가칭 ‘열린캠프’로 이름을 내건 캠프는 지난 30일 이 지사의 더불어민주당 경선 예비후보 등록과 동시에 본격 가동됐다. 캠프 주요 직책을 친문(친문재인)계와 박원순계 의원에게도 나눠 맡기며 확장성에 신경을 썼다.

캠프 조직 총괄은 이 지사의 전국지지모임 민주평화광장의 공동대표인 5선 조정식 의원이 맡는다. 비서실장은 옛 박원순계 핵심인 3선 박홍근 의원이 담당한다.

정책의 경우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정책통 윤후덕 의원(3선)과 이한주 경기연구원장이 공동 책임진다. 이 원장이 정책을 발굴·개발하면 윤 의원이 정무적 요소를 고려해 공약으로 채택하는 식이다. 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5선의 정성호 의원은 공식 직함 없이 캠프와 이 지사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새로 합류한 재선 박찬대 의원이 수석대변인, 이 지사를 지지하는 의원 모임 ‘성공포럼’ 소속의 초선 박성준·홍정민 의원이 대변인을 맡는다. 5선 안민석·재선 김병욱 의원은 직능 분야, 친문으로 분류되는 초선 민형배 의원은 전략 분야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실장은 재선 김영진 의원이 맡는다.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경기지사까지 함께한 김남준 언론비서관, 정진상 정책실장은 최근 사표를 내고 캠프에 합류했다. 캠프 관계자는 “조직이 요란하지 않으면서 기동성 있게 움직일 수 있도록 간결하게 구성했다”며 “이 지사가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만큼 중진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극동VIP빌딩에 캠프 사무실을 얻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0년 3당 합당 후 종로에 있던 민주자유당 당사를 여의도로 옮겼고, 이 빌딩에서 92년 대선을 치러 승리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