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축구 남자 국가대표팀이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숙적 이란과 맞붙는다. 이란 외에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서아시아 국가들과 험난한 승부가 예상된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일본 호주 중국 등과 만났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일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조 추첨식을 실시했다. 윈저 존 AFC 사무총장이 직접 추첨을 맡았다. 평소라면 각국 감독을 한데 모아 진행하는 행사지만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화상으로 진행했다. 호주와 같은 2번 포트를 받은 한국은 1번 포트인 이란을 필두로 UAE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과 같은 A조에 편성됐다. 본선에는 각 조 1·2위가 직행하고 3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한국은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이란과 여러 차례 만났다. 공식경기 역대 전적은 9승 9무 13패로 열세다. 2011년 1월 22일 도하 아시안컵 대회에서 1대 0으로 이긴 게 마지막 승리다. 그간 주고받은 골은 33득점 33실점으로 동률이다. 가장 최근 대결은 2019년 6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평가전으로 당시 김영권이 자책골로 선제 실점했으나 황의조가 만회골을 넣어 1대 1로 비겼다.
이란은 가공할 공격력을 자랑한다. 지난 2차 예선에서 C조에 편성돼 8경기 6승 2패를 기록하며 34골 4실점 했다. 같은 조였던 이라크도 이란을 홈에서 잡는 등 만만찮은 전력을 선보이며 조 2위를 차지했다. UAE도 주의해야 할 상대다. UAE 역대 최다득점자인 에이스 알리 맙쿠트는 2차 예선 7경기에서 11골을 쏟아부었다.
조 추첨식을 지켜본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추첨 직후 인터뷰에서 같은 조 팀들에 대해 “비슷비슷한(Balanced)” 전력이라 평가했다. 그는 “기뻐할 조편성은 아니지만 조편성은 조편성일 뿐”이라며 “이란은 평가전에서 상대해봤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상대를 분석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할지를 살피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을 상대할 이란은 전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크로아티아 출신인 드라간 스코치치 이란 감독은 “우리는 동기부여가 잘돼 있다. 준비돼 있다”면서 “특정 팀이 같은 조가 되길 바라지 않았다”고 했다. 스레치코 카타네치 이라크 감독도 “본선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베트남 대표팀을 최종예선에 사상 최초로 진출시킨 박항서 감독은 ‘도전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베트남은 이번 추첨에서 B조에 배정돼 한국과 대결은 피했으나 일본 호주 중국 등 막강한 상대를 만났다. 박 감독은 “(최종예선) 첫 진출이기 때문에 도전하는 자세로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를 생각”이라고 했다.
박 감독은 “어느 상대를 만나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게 제가 감독으로 부임한 뒤 선수들의 변화”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B조 각 나라에 대해 “우리보다 강한 상대”라고 평가한 그는 “나라마다 색깔이 있는 팀이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끝까지 경쟁하고 도전하는 자세로 대회에 임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학범 감독 지도하에 도쿄올림픽에 나서는 24세 이하 대표팀(올림픽대표팀)은 전날 발표한 최종명단 18인에 4명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엔트리를 22명으로 확대한다는 이메일을 전날 밤 보내왔다”면서 “최종엔트리를 총 22명으로 확대하고 경기마다 출전명단 18명을 제출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추가되는 4명 명단은 2일 오전 중 발표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