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당 대선 열차 출발, 비전과 정책 경쟁의 이정표 세우길

입력 2021-07-02 04:03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 9명이 1일 한자리에 모여 프레스 데이를 개최함으로써 여당의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두관 의원은 별도의 공식 출마 선언식을 갖고 강력한 경제 부흥과 공정 성장, 과감한 자치분권과 급진적 균형 발전을 각각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여당의 주자들이 예비경선을 거쳐 9월까지 본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소모적 정쟁을 지양하고 국가의 비전과 미래를 위한 정책을 놓고 생산적 경쟁을 펼치길 기대한다. 이는 다른 정당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특히 집권당의 주자로서는 핵심적인 당 정체성이나 국민의 지지를 받은 정책을 미래지향적으로 계승하는 외에 지난 4년여 국정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진솔하게 평가해 냉철하게 수정·보완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민주당의 경우 당 내부와 국민의 요구 사이 간극을 좁히는 게 긴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당내 핵심 세력이 표출해온 시각이 일반 국민과 상당히 큰 편차를 보인 사례들이 잦았고, 여론과 다른 길을 고집해 지지율 하락을 자초한 경우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당의 대권 주자로서는 당내 편협한 시각에 매몰되지 않고 국민 눈높이를 고려한 접점을 찾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당내 경선은 당원뿐 아니라 일반 국민의 선택도 반영되는 구조다. 무엇보다 다른 당 대선후보와 경쟁하게 되는 대선 본선은 당원 표보다 국민의 지지를 얼마나 이끌어 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그간 여러 차례 지지층 확장에 한계를 보인 당원들만의 시각을 객관화시켜 바라보고 국민을 향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어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9인의 여당 주자들이 이날 가진 국민 면접에서 청와대 인사 검증 문제에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피력했다. 조국 사태와 관련해 시각이 엇갈렸지만 ‘내로남불’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그런 점에서 바람직하다.

당내 혹은 다른 진영의 경쟁자들을 겨냥해 근거가 부족한 막무가내식 공세를 펴거나 상식에서 벗어난 원색적인 매도, 상궤를 이탈한 시시콜콜한 비난으로 표를 모으려는 행동은 삼가야 할 것이다. 여당이 혼탁한 정쟁의 구태를 버리고 정책과 비전 대결로 경선을 치름으로써 다른 당들을 견인할 수 있기 바란다. 새로운 경선 문화란 이정표를 세우는 일은 국민의 지지를 끌어낼 뿐 아니라 정치 적폐에 대한 염증을 씻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