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어제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았다. 시진핑 국가주석 겸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는 중요 연설을 통해 중화민족이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대내외에 선언했다. 시 주석은 “그 어떠한 외국 세력이 괴롭히거나 압박하면 14억 중국 인민들의 피와 살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대만 통일 의지와 홍콩 등에 대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도 재천명해 미국 등 서구 국가들이 이 문제에 관여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시 주석 연설에 부응하듯 이날 베이징 하늘에서는 첨단 군용기들이 축하 비행을 하는 등 대규모 자축행사가 벌어졌다. 행사가 열린 천안문 광장은 경축 행렬로 가득 찼으며, 시 주석을 포함해 리커창 총리 등 지도부들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등 공산당 원로들이 대거 참석했다. 러시아 등 전 세계 100여개국 외교 사절도 참석해 축하했다. G2(미국과 중국)의 위상을 대내외에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하지만 국제사회 리더로서의 역량보다는 힘을 과시하는 데 치중한 모습이어서 우려를 자아냈다.
중국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강한 의지를 천명한 것에 대해 가타부타 얘기할 순 없다. 다만 그것이 중국 내 민주주의를 탄압하고, 주변국과 국제사회를 위협에 빠뜨린다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날로 1주년을 맞은 홍콩보안법은 인권 탄압을 위한 방편으로 악용되고 있다. 홍콩 내 수많은 민주 인사가 구속되고 반중매체 빈과일보는 끝내 폐간되고 말았다. 대만은 중국의 일방적인 통일 의지 천명에 불안에 휩싸였다. 미국과는 대만, 남중국해, 무역 등과 관련해 갈등이 격화되면서 신냉전 시대를 초래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맞짱을 뜰 정도로 영향력이 커진 중국이 힘으로 몰아붙이기보다 G2에 걸맞은 품격을 갖추길 기대한다.
[사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G2에 걸맞은 품격을 갖춰라
입력 2021-07-02 04:07 수정 2021-07-02 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