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두려움과 망상으로 힘들었던 인생, 십자가 사랑 깨닫고 사랑 나누는 삶

입력 2021-07-05 03:08

어려서부터 두려움과 염려가 많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했다. 겁도 많아서 날이 어두워지면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것 같아 잘 다니지 않았고 밤엔 현관문과 베란다 문이 닫혀 있는지 확인에 또 확인을 했다. 그러다 언니를 따라 한마음교회에 갔는데 친절하고 진심으로 대해주는 교회 분들이 너무 좋아 이 분들이라면 정말 마음을 터놓고 의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예영아’라고 부르던 분들이 갑자기 ‘윤예영’이라 부를 때면 ‘어? 왜 갑자기 성을 붙여 부르지? 내가 갑자기 싫어졌나?’ 수많은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나 없이도 즐겁게 지내는 교회기숙사 동료와 언니들의 모습을 보고 왠지 나만 소외된 것 같은 생각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가뜩이나 불면증과 가위눌림에 무척 힘들었는데 존재 가치조차 없으니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3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누워 있기도 했고, 차도에 뛰어 들려고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상태가 심각하다고 느낀 교회언니가 불렀다. 언니가 ‘네가 넘어질 때마다 일으켜 세워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할 거야’ 하는 말에 ‘아차’ 하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도는 곧 ‘하나님, 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세요’ 하는 원망으로 바뀌었다. 이런 모습을 본 언니는 ‘예영아, 예수님이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이 너한텐 아무것도 아니니’라고 물었다. 그 순간 마음이 철렁 무너져 내렸다. 겉으로는 부인했지만 실제로는 내겐 예수님이 필요 없다고 마구 짓밟고 있었다.

여름 수련회 때 예수님께서 죽임 당하시는 영화의 일부를 봤다. 채찍질 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는 장면이 너무 잔인해 고개를 돌리는데 하나님께서 ‘예영아, 똑똑히 봐’ 하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는 말씀이 생각났다. 그동안 나와 아무 상관없던 부활하신 예수님이 하나님이라는 것이 내 마음에 그대로 믿음으로 화합이 됐다. 부활이 실제가 되니 십자가에서 흘린 예수님의 피가 성자하나님의 피였고, 성자하나님이 내 대신 죽으신 사실이 정확해졌다. ‘예영아, 내가 너를 너무 사랑해서 너를 위해 죽고 부활했다. 내가 죽기까지 너를 사랑한단다’는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아 그대로 주님께 굴복했다.

마음의 주인이 예수님으로 바뀌니 자살생각에서 단숨에 벗어났고, 하나님께서 생명을 주고 살리신 귀한 존재임을 알게 됐다. 예수님만 나를 짝사랑하지 않고 나도 예수님을 온 맘 다해 사랑한다고 날마다 고백하며 친구부터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길을 걸어도 사람들이 두렵기는커녕 ‘저 분도 꼭 부활하신 예수님 믿고 함께 천국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먼저 다가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한다. ‘나는 친딸이 아닌가’ 할 정도로 두려워했던 아버지의 훈계도 나를 위한 사랑의 말씀으로 순종하며 함께 손잡고 교회에 가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지금은 은행에서 근무하며 주변의 직원들에게도, 고객들께도 내가 예수님께 받은 사랑을 나누는 삶을 살고 있다. 가끔 소리 지르는 고객을 만나게 되면 ‘마음이 힘든 분이구나’ 하며 이해하게 되고 속으로 그 영혼을 위해 기도한다. 공황장애로 힘들어하는 한 후배에게 이런 나도 변화시켜주신 예수님을 전해주었다. 예수님께서 온전하지 않았던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주셨듯이, 이 후배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주라는 마음을 부어주신다.

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랑해주신 예수님,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윤예영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