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헤어진 사랑의 죽음으로 생긴 공포, 주 영접하고 천국 소망하며 살아가

입력 2021-07-05 03:08

부모님은 늘 바쁘셨고 형제들이 많아 부모님의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자신감 없이 자랐다. 누구에겐가 기댈 사람이 필요했던 나는, 늘 친구들을 의지했다. 그런 내게 대학생활은 신세계였고 과 선배 오빠와 연애를 시작했다. 오빠가 있는 곳은 어디든 나타나며 삶의 목적과 이유가 그에게 맞춰졌다. 그러나 가정경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부모님의 사업을 도와야 하는 스트레스로 마음이 공허해지며 우리의 사랑을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됐다. 처음 만날 때는 내가 좋으니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오빠의 마음이 내게 기우니까 내 마음이 서서히 식어지다 결국 7년간의 연애를 끝냈다.

‘내가 선택한 게 아니야. 환경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 자기변명을 하며 사랑의 피해자로 남아 있기로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다시 기댈 곳이 필요했다. 1년쯤 지났을 때 오빠의 가족이 전화를 해 오빠가 암수술을 앞두고 있는데 내가 연락을 주면 힘이 될 것 같다는 간절한 부탁을 했다. 마지막이란 연락을 받고 간 병실에서 오빠를 만난 다음 날 새벽 오빠는 영원히 떠났다. 감당할 수 없는 울분과 슬픔에 휩싸이며 죽음의 공포가 덮쳐왔다.

‘죽음은 뭐고, 그 끝에는 뭐가 있을까.’ 철학책에서 읽은 ‘nothing’이란 단어가 떠오르며 이상한 용기가 생기고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 그렇게 굳어진 마음으로 살아가다가 친구를 따라 어느 선교 단체의 캠프에 갔다. 기도 중에 마귀가 진짜 있다는 것이 느껴져 정신이 번쩍 들며 이 방황을 끝내야 한다는 절박감에 본격적으로 하나님을 찾기 시작했다.

급히 교회를 찾던 중 친구 소개로 한마음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목사님께서 큰 확신으로 부활을 선포하고 얼굴에 기쁨이 넘치는 성도들의 뜨거운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부활이면 다 된다’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작은교회에 갔다. 일꾼언니가 ‘악하고 음란한 세대가 표적을 구하나 선지나 요나의 표적밖에는 없다’는 말씀을 선포했다. 고린도전서 15장에 ‘그리스도께서 다시 사신 것이 없으면 믿음도 헛되고 죄가 여전히 있다’는 말씀을 하실 때 부활이 내게 실제가 됐다. 그리고 나는 하나님이 사랑하는 존재임을 알게 되며 하나님께서 ‘더 이상 세상에서 방황하지 말고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그런데 목사님께서 요한복음 16장의 ‘예수님을 믿지 않은 것이 근원적인 죄’라고 하시며 그 죄를 회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게 그렇게 큰 죄인가. 나도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는데….’ 내 믿음은 딱 거기까지였다. 입술로는 예수님이 주인이라고 고백했지만 나는 예수님을 믿지 않는 자였다. 그래서 십자가 앞에서 도망간 베드로처럼, 사랑한다고 하면서 오빠의 죽음 앞에서 배신했던 내 모습이 비춰지며 통곡이 나왔다. ‘하나님, 용서해 주세요. 저는 예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이제 저의 주인이 되어 주세요.’ 그렇게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예수님만을 위해 살리라는 다짐과 함께 기쁨이 온몸을 휘감았다. 진정한 행복은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는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잠시라도 가족을 그냥 둘 수 없었다. 어린 조카는 ‘그럼 지금도 예수님이 살아계시네’ 하며 놀라워했고 가족들도 말씀을 듣기 시작했다. 이젠 어떤 상황이라도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고 주님만 바라본다.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음 이후에 갈 곳을 소망하는 삶을 살게 해 주신 부활하신 예수님께 사랑과 감사를 드린다.

권미향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