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산양과 새끼 산양이 숲속에서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다. 6월 말 찾은 강원도 양구군 동면 산양·사향노루증식복원센터는 산양의 천국이다. 야생 그대로의 풀밭과 숲을 이용해 자연상태에 가장 가까운 조건에서 부상당한 산양을 치료하고 암수산양을 교배시켜 안정적으로 증식하도록 돕는다. 멸종위기에 처해 천연기념물이 된 산양을 살리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산양의 남북교류다. 분단으로 사람의 교류가 끊긴 것처럼 산양도 교류가 끊겼다. 유전자 다양성이 줄면서 절멸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사람만 금강산에 갈게 아니라 우리도 북에 가보고 싶어요.” 무언가 말하는 것 같은 어미 산양의 눈빛, 이런 호소를 하는 걸까.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양구=글 손영옥 전문기자·사진 변순철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