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마리아’로 헌신하기 위해… 청년들은 1년을 바쳤다

입력 2021-07-02 17:20
대전 오메가교회에서 마리아훈련을 받는 김지혜(왼쪽)씨가 지난 3월 대전 충남대 앞에서 노방전도를 하고 있다.

대전 오메가교회에는 ‘네 번째 마리아’라는 훈련 과정이 있다. 매년 5명을 선착순 선발하는데, 1년간 자신의 삶을 내려놓고 교회를 위해 선교적 삶을 사는 훈련 제도다. 마리아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이렇다. 예수님 생애에서 중요한 카이로스(특별한 시간, 하나님의 때)의 시기마다 그곳에는 ‘마리아’가 있었다. ‘동정녀 마리아’는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했고, ‘베다니 마리아’는 값비싼 향유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 머리에 부었다. ‘막달라 마리아’는 이른 새벽, 무덤으로 달려가 예수님의 부활을 처음으로 목도했다.

그렇기에 네 번째 마리아는 만왕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실 길을 예비하는 마음으로 선교적 삶을 살아간다. 구약성경 에스더서의 주인공 에스더는 페르시아제국 아하수에로왕 앞에 서기 위해 1년 동안 정결하게 준비했다. 인간인 아하수에로왕 앞에 나아갈 때도 1년 동안 준비하는데,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의 다시 오실 길을 준비하면서 우리의 삶 중 1년을 구별하여 드리지 못하겠는가.

‘마리아’들은 새벽 예배 후 말씀을 한 장씩 공부하고 노방전도를 주도적으로 진행한다. 이때 청년들은 자신의 시간과 감정 기복을 내려놓고, 공동체를 섬기는 훈련을 받으며 말씀 기도 전도 등 영성을 훈련하여 하나님 나라의 세계관을 배우게 된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었던 지체가 공동체를 생각하게 되며, 게으르고 나태했던 청년이 부지런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간다. 1년 동안 네 번째 마리아로 헌신하기 위해 청년들은 학교를 휴학하고 직장을 휴직하며 온전히 선교적 삶을 산다. 이들은 세상의 분주함 속에서 잊고 있던 말씀 기도 전도 금식 사랑의 삶을 살며 그리스도의 제자로 훈련된다.

1년 동안 하나님께 온전히 삶을 드리는 경험을 통해서 평생 하나님을 어떻게 섬기는지 실제로 배운다. 네 번째 마리아는 이제 오메가교회의 아름다운 전통이 되었고, 새벽이슬 같은 청년을 일으키는 영적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다음은 마리아로 헌신했던 청년의 간증이다. “저는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하지 않고 마리아로 섬기면서 1년 동안 교회와 캠퍼스에서 선교적 삶을 살았습니다. 2016년에는 제2오메가교회 개척에 헌신했습니다. 그리고 취업한 후에도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지금은 그때 만난 남편과 함께 선교사의 비전을 품고 필리핀 바기오 오메가교회의 담당 사역자로 파송 받았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장로님이고 어머니는 권사님입니다. 그러나 정작 저는 예수님과 교회를 잘 몰랐고 알코올 중독에 빠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메가교회에 오게 됐고, 킹덤 콘퍼런스를 통해 큰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그렇게 내 삶을 주님에게 드리겠다는 결단과 함께 마리아로 헌신했습니다. 1년의 마리아를 경험하며 소명을 발견했고, 지금은 오메가교회의 목회팀 인턴으로 더 깊은 순종과 헌신을 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금요일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가던 중 우연히 오메가교회의 전도지를 받고 교회에 왔습니다. 담임목사님의 설교 중 ‘동거는 죄’라는 말씀을 듣고 당시 호기심으로 남자친구와 동거하려던 계획을 멈췄습니다. 그렇게 점차 오메가교회에 정착하게 됐고 마리아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예배와 기도, 전도 등 신앙의 본질을 붙잡으며 점점 더 성장하게 됐습니다. 제가 속한 셀을 통해 많은 영혼이 변화되며 부흥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지금은 킹덤 콘퍼런스에서 간증과 강의하는 은혜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을 위해 마리아로 헌신했던 청년들은 삶의 우선순위를 그분께 두었고, 하나님께서 자신의 삶을 어떻게 책임지고 인도하시는지 눈으로 봤다. 오늘날 한국교회 청년부의 현실은 참담하다. 지금도 많은 청년이 대학 진학과 동시에 교회를 떠난다. 캠퍼스는 ‘미전도종족 선교지’가 되었다.

대다수 청년이 취업과 스펙 쌓기를 위해 몇 년이 걸리든 시간과 재정, 젊음을 내던진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와 복음을 위해선 인색하게도 자신의 젊음을 내어드리지 않는다. 많은 목회자가 오메가교회를 탐방할 때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청년들이 헌신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1년간 자신의 삶을 캠퍼스 선교사로 드릴 수 있습니까.” “그들에게 월급은 얼마나 줍니까.”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돈을 주지 않습니다. 그 대신 하나님 말씀을 정확하게 선포하고 가족 됨을 누리게 합니다. 이것이 힘이고 열쇠입니다. 하나님을 만났는데 어떻게 삶을 드리지 않을 수 있습니까. 먼저 그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것은 우리가 모두 해야 할 일입니다. 열방에 나가 제자로 삼는 것 또한 모든 크리스천이 반드시 순종해야 하는 ‘지상대명령’입니다.”

청년에게는 열정이라는 불이 있다. 많은 이가 그 불을 무엇을 향해, 누구를 위해 쓰는지 알지 못한 채 헛된 것에 바치고 있다. 하지만 예수님은 청년의 심령에 있는 그 불을 복음을 위해 사용하기 원하신다. 최고의 헌신과 최고의 충성, 최고의 열정으로 하나님을 향해 달려가는 새벽이슬 같은 청년이 조국교회에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황성은 대전 오메가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