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피아졸라, 시원한 여름을 부탁해!

입력 2021-07-01 04:06
낭만파 음악의 최전성기였던 19세기 후반에 고전음악을 추구한 요하네스 브람스(왼쪽)와 올해 탄생 100주년인 '탱고의 황제' 아스토르 피아졸라. 위키피디아

올여름 클래식 공연의 주인공은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와 아스토르 피아졸라(1921-1992)다. 7~8월 두 작곡가의 작품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무대가 줄을 잇는다.

브람스는 낭만파 음악의 최전성기에 등장했지만 고전음악을 추구했다. 올해는 브람스 열풍이 유난히 거세다. 지난해 하반기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인기를 얻은 후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듯하다.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5월 브람스와 스승인 로베르트 슈만과 클라라 슈만 부부의 삼각관계를 다룬 창작오페라 ‘브람스’까지 만들었다.

탱고는 19세기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중심으로 발달한 댄스 음악 또는 그에 맞춰 추는 춤이다. ‘탱고의 황제’ 피아졸라 이후 탱고는 춤을 추기 위한 반주 음악에서 독자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예술로 위상이 높아졌다. 탁월한 반도네온 연주자이자 혁신적 작곡가였던 피아졸라는 탱고를 클래식과 재즈에 접목해 ‘누에보(새로운) 탱고’를 탄생시키며 탱고의 세계화를 이끌었다. 올해는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이다.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선 1일부터 31일까지 더하우스 콘서트의 여름 축제 ‘줄라이(7월) 페스티벌: 브람스’가 열린다. 더하우스콘서트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박창수 대표가 기획한 콘서트로 가정의 거실 같은 일상적 공간이 음악의 무대가 되고 연주자와 관객이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야 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2002년 7월 서울 연희동 박 대표의 집 거실에서 첫 콘서트를 연 이래 지금까지 830여회 공연에 4000여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했다.

줄라이 페스티벌은 실내악 전곡과 피아노 작품 전곡 등 브람스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조명한다. 피아니스트 최희연,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김다미·크리스텔 리, 비올리스트 김상진, 첼리스트 김민지·이정란,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김상윤 등 168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방역 지침에 따라 매회 30명까지만 입장 가능하며 더하우스콘서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은 다음 달 13~22일 브람스와 피아졸라를 메인 테마로 여름 클래식 축제 ‘클래식 레볼루션’을 진행한다. 13일 서울시향이 교향곡 1번, 16일 부산시향이 교향곡 2번, 17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교향곡 4번, 18일 인천시향이 교향곡 3번을 들려준다. 실내악단 노부스콰르텟은 15일 ‘브람스 체임버 뮤직 콘서트’에서 하루 세 차례 공연을 통해 브람스의 실내악 레퍼토리 6곡을 들려준다. 19~22일에는 ‘피아졸라 & 그의 유산’이라는 테마로 피아졸라의 대표작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와 ‘교향악 탱고’ ‘리베르 탱고’ ‘망각’ 등을 연주한다.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와 탱고밴드는 오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아디오스 피아졸라, 라이브 탱고’를 선보인다. 고상지는 반도네온에 매료돼 카이스트를 자퇴하고 아르헨티나 유학까지 다녀왔다. 올해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무대의 객원 연주자로 출연 중이다. 고상지와 탱고밴드가 중심인 이번 공연에는 아르헨티나 탱고 무용수 두 팀도 출연한다.

다음 달 7일에는 현대음악앙상블 소리가 창단 20주년 기념 연주회의 일환으로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 기념 콘서트 ‘위대한 탱고’를 마련했다. 피아졸라의 대표 레퍼토리 ‘위대한 탱고’ ‘망각’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등을 연주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