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의 바다를 색다르게 볼 수 있는 방법은 2일 개장하는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을 이용하는 것이다. 죽변항에서 후정해수욕장까지 해안선을 따라 바다 위 11m 높이에서 운행하는 왕복 4.8㎞의 관광모노레일이다. 전동차량 60대가 승하차장 2곳, 중간 정차장 2곳을 지난다. 레일 위를 시속 5㎞ 정도로 운행하는 4인승 궤도차량에 탑승해 울진의 바다를 느릿느릿 내려다보며 감상할 수 있다. 발아래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넘실대고 기이하게 생긴 갯바위로 하얗게 파도가 부서진다. 거칠 것 없는 망망대해에는 크고 작은 어선이 시원하게 질주한다. 청정 해변을 1열로 감상할 수 있는 블루로드 여행이다.
궤도차량은 봉수항과 하트해변 2곳에서 쉬어간다. 울진의 아름다운 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들이다. 특히 하트해변에서는 바위 절벽에 우뚝 선 짙은 주황색 지붕의 집과 그 뒤로 우뚝한 하얀 등대가 눈길을 끈다. 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인 ‘어부의 집’과 죽변등대다. 세트장과 등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해안 암초 지대에 모래가 쌓이면서 해변이 하트 모양이 됐다. 이름 덕분에 일부러 찾아오는 연인들이 적지 않다.
‘어부의 집’에서 죽변등대로 가는 길은 ‘용의 꿈길’이라 불리는 약 1km의 대나무 숲길이다. 길은 완만하다. 길 끝에서 만나는 죽변등대는 높이 16m의 흰색 팔각형 콘크리트 건물이다. 1910년 11월 24일 처음 점등했다. 등탑 건물의 오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경북도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됐다. 이곳은 예부터 군사요충지였다. 신라시대에는 왜구를 방어하는 성을 쌓고 군대가 상주했고 러일전쟁 때는 일본군이 해상을 감시하는 망루를 설치했다.
후정역 인근에는 지난해 문을 연 국립해양과학관이 자리한다. 독도와 가장 가까운 육지에 지은, 국내 최초의 해양과학 전문 전시·체험·교육기관이다. 11만1000㎡ 부지에 연면적 1만2345㎡, 지상 3층 규모다. 거대한 물고기 분수가 물을 뿜는 광장 조형물부터 압도적이다. 내부는 바다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전시와 체험시설로 채워졌다.
로비를 지나면 10개의 바다 세계를 만난다. 터치스크린 형식의 오션플랫폼에선 바다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고, 대형 스크린이 점점 깊은 바다로 안내하는 오션홀에서는 본격적인 바다의 세계와 만난다. 바다의 순환 원리와 움직임, 다양한 해양 생물, 기후변화와 바다 환경, 생명의 근원인 심해와 해저 지형 등 어렵게 여겨지는 해양과학의 세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재미있게 소개한다. 무엇보다 독도에서 남극까지 5D로 체험하는 가상현실(VR) 어드벤처와 3면 입체영상관이 인기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과학관에서 해중전망대까지 이어지는 393m의 해상보행교와 그 길 끝에 우뚝한 해중전망대다. 보행교 아래로 동해의 푸른 쪽빛 바다가 넘실거린다. 수심 7m 해중전망대에선 바닷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어종을 관찰할 수 있다. 콘크리트 원통 구조물에 설치된 나선형 계단을 따라 바닥으로 내려가면 20개의 전망창을 통해 바닷속 세상이 펼쳐진다. 조개가 붙어 있고 해초가 일렁거리는 창밖으로 물고기가 헤엄친다. 커다란 수족관에 갇힌 물고기를 관찰하는 아쿠아리움과 정반대로, 물고기가 사람을 구경하는 듯하다. 날씨와 해수 온도에 따라 볼 수 있는 물고기 종류가 달라진다. 해중전망대는 지난해 7월 과학관과 함께 개관했지만, 코로나19로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 밀폐된 공간인 까닭이다. 방역 대책을 추가해 조만간 재개장할 방침이다.
죽변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근남면에 이르면 왕피천 하구 바다와 맞닿은 곳에 1년 전인 지난해 7월 1일 운행을 시작한 왕피천케이블카가 수산리 엑스포공원과 산포리 해맞이 공원을 오간다. 총 길이 715m, 최고 높이 55m 하늘길을 왕복 12분 동안 이동한다. 일반 캐빈 10대와 투명바닥 크리스탈 캐빈 5대가 운영된다.
울진의 남쪽 끝 후포면 등기산스카이워크는 현재 도장 공사중이다. 조만간 재개장될 예정이다. 길이 135m·폭 2m·높이 20m로 조성됐으며 강화유리구간 밑으로 아찔하지만 아름다운 코발트빛 후포바다를 볼 수 있다.
여행메모
죽변해안스카이레일 요금 다양
‘영양/울진 1박2일 여행’ 상품
죽변해안스카이레일 요금 다양
‘영양/울진 1박2일 여행’ 상품
죽변해안스카이레일 운영시간은 하절기(4~10월)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동절기엔(11~3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다. 첫째·셋째 월요일은 휴무다. 이용요금은 사람 수와 편도·왕복 코스 등에 따라 1만5000원에서 4만원까지 다양하다.
국립해양과학관 관람은 하루 3회(오전 10시, 낮 12시30분, 오후 3시), 회당 100명(유동적)으로 제한한다. 월요일과 명절 당일은 휴관이며 현재 무료다.
울진군은 관광시설 입장권이나 이용권 3개 이상을 패키지로 구입하면 결제금액의 20%를 울진사랑카드에 적립해 주는 환급사업을 시행 중이다.
국내 오지투어 전문여행사인 승우여행사는 ‘한여름의 시원한 영양/울진 1박 2일 여행’ 상품을 내놨다.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십이령길)과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숲·반딧불이생태공원을 여행하는 코스다. 7월과 8월 두 달간 첫째 주와 셋째 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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