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통일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기도의 씨 계속 뿌릴 것”

입력 2021-07-01 03:05
에스더기도운동 이용희 대표가 30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통일광장기도회를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역 광장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도시에서 진행한 ‘통일광장기도회’가 국민일보가 수여하는 ‘2021 국민미션어워드’를 수상했다. 통일광장기도회는 지난 10년간 매주 월요일 저녁 나라와 민족, 복음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기도회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유튜브 생방송으로 진행 중이다. 이 기도회를 이끄는 에스더기도운동 이용희 대표를 30일 서울 영등포구 단체 회의실에서 만났다.

이 대표의 말은 어설프지 않았다. 흔들리지 않는 확신이 배어 있었다. 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기도회가 열렸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더욱 열심히 복음통일을 위해 나서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겠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복음통일이란 북한 주민에게 신앙의 자유가 주어짐으로써, 어떤 방해 없이 복음을 들을 수 있고 또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평화적인 통일을 뜻한다. 북녘땅에 신앙의 자유를 허락해 달라고 늘 기도한다”고 말했다.

통일광장기도회는 2011년 10월 31일 서울역 광장에서 시작했다. 에스더기도운동과 서울기독청년연합회, 통일소망선교회, 북한정의연대 등이 뜻을 모았다. 곧이어 부산역 수원역 전주역 춘천역 동대구역, 당진 버스터미널 광장,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아오테오 광장 등 국내외 50여개 도시에서 기도회가 이어졌다. 그때마다 해당 지역 교회와 선교단체들도 참여했다.

2016년 8월 15일 서울역 광장에서 복음통일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참가자들 모습.

기도회는 각 단체 찬양팀이 인도하는 찬양과 경배로 문을 연다. 이어 기도와 설교, ‘우리의 소원은 통일’ 제창, 축도 순으로 진행한다. 기도회의 주제는 회개와 통회, 대각성, 교회 역할 회복, 북한 동포의 인권 회복과 신앙 자유, 북한 지하교회 등을 위해서이다.

기도회에선 한국교회의 영적 각성을 위한 기도 중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참석자들의 탄식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사회 정의를 간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위정자에게 나라를 바로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통성으로 부르짖는다. 또 공의 실현과 예수 사랑을 실천해, 나라가 하나 되고 한국교회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한다. 동성애를 합법화하는 차별금지법을 막아 달라고 기도하기도 한다.

국경을 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아이를 낳은 탈북 여성의 간증 영상을 상영한 뒤에는 기도 소리가 더 커진다. 북한 핵실험 뉴스가 나올 때는 참가자가 갑절로 늘어나기도 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 사진전, 통일세미나 등 북한 인권 박람회도 함께 진행한다.

대통령과 국회, 김정은, 일본 정부, UN 등에 보내는 메시지도 낭독한다.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는 반인권적 강제북송을 중단하고,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년 전엔 추운 겨울 북한의 함경북도에서 혹독한 추위 속에 일가족 5명이 모두 얼어 죽었다는 탈북민의 증언을 들었다. 땔감이 없어 냉방에서 5명의 가족이 이불 하나를 덮고 누웠는데, 추위 속에서 순간 정신이상 증상을 보인 아버지가 그만 하나밖에 없는 이불을 아궁이에 땔감으로 넣고 불을 땠다. 잠깐 방은 따듯해졌지만 곧이어 한기가 몰아쳤고, 그날 새벽 일가족 다섯 명은 모두 얼어 죽었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북한 동포들 생각에 더 마음이 아프다. 한겨울 눈보라 속에서 손발이 시리고 추위가 뼛속까지 스며들어도 남한보다 더 추운 기후에 떠는 헐벗은 북한 동포들을 생각했다.

기도회를 진행하면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치색을 띤 기도회가 아니냐, 우파 집회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이 대표는 “복음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대한민국 기독인이라면 누구나 해야 할 일”이라며 “잠언 31장 8절에는 ‘너는 말 못 하는 자와 모든 고독한 자의 송사를 위하여 입을 열지니라’는 구절이 있다. 기독인들이 우리 동포이자 가족인 북한 주민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기도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도회는 독일 통일 과정에 있었던 월요기도모임을 모델로 하고 있다. 1981년 당시 동독 라이프치히 니콜라이교회에서 시작된 평화를 기원하는 월요기도모임은 9년간 촛불시위로 이어졌고, 결국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는 초석이 됐다.

이 대표는 “눈물을 흘리며 ‘기도의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통일’을 거두리라 확신한다”며 “분단시대를 극복하고 통일의 축복을 주실 것을 확신한다. 통일을 이루는 날까지 기도회는 계속할 예정”이라며 기도와 참석을 당부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