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100주년’ 29명에 최고훈장… 6·25 참전군인 포함

입력 2021-06-30 00:0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베이징 국가체육관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공연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00주년 당일인 7월 1일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창당 100주년 공식 행사가 열리고 천안문 광장에서는 수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경축 공연과 에어쇼가 펼쳐진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창립 100주년 기념일을 이틀 앞두고 당원 29명에게 ‘7·1 훈장’을 수여했다. 당의 이름으로 최고 영예인 7·1 훈장을 수여한 건 10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훈장을 받은 사람 중에는 한국전쟁 참전군인 3명도 포함됐다. 시 주석은 훈장 수여 세리머니를 통해 당과 인민에 대한 충심, 중국몽(中國夢)과 더불어 항미(抗美) 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훈장 수여식은 관영 매체를 통해 생중계됐다. 훈장을 받는 사람들이 차량에서 내려 대회당에 입장하는 장면을 실시간 내보내며 분위기를 띄웠다. 공산당 총서기인 시 주석은 수훈자들과 함께 행사장에 입장했다. 이어 당과 인민에 공헌한 유공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훈장을 걸어줬다. 이날 훈장을 받은 29명은 중국 혁명과 전면적인 샤오캉(小康·모두가 비교적 풍족한 삶을 누림) 사회 건설, 탈빈곤 사업에서 눈에 띄는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군복을 입은 채 휠체어를 타고 참석한 참전군인 왕잔산은 세 번째로 연단에 올라 훈장을 받았다. 왕잔산은 국공내전을 비롯해 한국전쟁 휴전 직전인 1953년 7월 벌어진 금성전투에 참전한 이력이 있다. 중국에서 2급 전투영웅 호칭을 받았고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을 4차례 접견했다. 또 다른 참전군인 차이윈전과 쑨징쿤도 훈장을 받았다. 중국은 한국전쟁을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했다는 의미로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이라고 부른다.

중국은 공산당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항미’ 강조를 위해 한국전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날 열린 대형 문예공연 ‘위대한 여정’에선 한국전쟁 참전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으로 가는 중요한 이정표’로 서술하며 중국 공산당 100대 사건에 포함하기도 했다. 여기엔 최근 미·중 관계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더 나아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국으로 우뚝 서겠다는 야심도 숨어 있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약 12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을 위한 새로운 장정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향해 힘차게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 시대는 영웅이 필요하고 반드시 영웅이 나오는 시대”라며 “중국 공산당이 시대의 선봉이 되려면 당원 대오가 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위대한 사업일수록 도전이 넘친다”며 “어려울수록 더 나아간다는 영웅적 기개와 투지로 난관을 극복해 당과 인민, 시대에 부끄럽지 않은 업적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 달 1일 공산당 100주년 기념행사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중화권 매체들은 이날 천안문 광장에 수십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과거 7차례 열린 공산당 창당 기념식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세계 각국의 정상급 지도자와 정당으로부터 1300여통의 축하 편지가 도착했다고 밝혔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