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교사 아펜젤러 마지막 순간 기린다

입력 2021-06-30 03:01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가 헨리 G 아펜젤러(1858~1902·사진) 선교사 순직 120주년을 앞두고 전북 군산 어청도에 순직기념비 건립을 추진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선교사인 아펜젤러는 1902년 6월 11일 목포에서 열리는 성경번역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배를 타고 가다 어청도 북단 근해에서 일본 여객선 기소가와마루호와 충돌한 뒤 순직했다. 고군산군도에 딸린 어청도는 면적 2㎢의 섬으로 군산항에서 서쪽으로 72㎞ 떨어져 있다. 그는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지공원에 안장됐다.

이철 감독회장은 29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내년은 아펜젤러 선교사 순직 120주년 되는 해로 현재 순직기념비 건립을 비롯한 추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음 달 중순쯤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순직기념비 건립은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기감과 아펜젤러 선교사가 세운 배재대·정동제일교회 등에 수차례 제안했다. 이 전 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감리회 소속이던 아펜젤러 선교사가 순직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어청도에 그의 순직기념비가 세워진다면 아마도 어청도는 기독교인들의 순례지 중 하나로 발돋움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며 “아펜젤러 선교사의 순직기념비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세우는 것보다 감리회를 비롯한 믿음의 후손들이 건립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일로 본다”고 밝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출신인 아펜젤러 선교사는 드루대 신학부를 졸업한 뒤 1885년 4월 5일 아내 엘라와 함께 인천 제물포를 통해 조선에 입국했다. 호러스 G 언더우드 선교사와 함께 우리나라에 온 최초의 선교사로 기록됐다. 배재학당과 정동제일교회를 설립한 아펜젤러 선교사는 1887년부터 언더우드, 제임스 S 게일 선교사와 함께 성경 번역도 시작하는 등 우리나라 선교 초기 부흥의 기틀을 닦았던 공로자로 꼽힌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