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 ‘1호’공약인 ‘어반루프’ 관련 예산이 부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치며 전액 삭감됐다.
부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위원 과반 찬성에 따라 ‘도심형 초고속 교통 인프라 도입 사전 타당성 용역’ 예산 10억원을 모두 삭감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용역 예산은 박 시장이 보궐선거 당시 내건 공약인 어반루프에 관한 것이다. 어반루프(Urban Loop)는 초음속 진공을 활용해 도시와 국가를 이동하는 하이퍼루프 기술을 도시 내 이동 여건에 맞게 적용한 초음속 혁신 도시교통 수단이다.
앞서 소관 상임위원회인 해양교통위원회에서 10억원이던 예산 안이 절반인 5억원으로 삭감돼 예결위에 넘겨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의회와 시가 절충점을 찾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 24일 예결위 종합심사를 거치면서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됐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사업의 시급성과 실현 가능성 등을 근거로 문제 제기가 잇따랐고, 예산의 전액 삭감 목소리가 높아졌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시 공무원은 물론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민주당 예결위원을 상대로 막판 설득 작업을 벌였다. 박 시장도 계수조정 회의 직전 예결위를 방문해 예산 통과에 협조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박 시장은 “어반루프는 2030월드엑스포 교통 분야 평가에서 경쟁국에 우위를 점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며 “엑스포 유치는 물론 신공항 건설에 따른 접근 교통망 구축을 위해서라도 어반루프 사업이 필요하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전액 삭감을 피할 수는 없었다. 박 시장이 수정 가결안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시의회에서 민주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표결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 안팎에서는 박 시장의 1호 공약인 어반루프 관련 예산이 삭감되면서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간의 수면 위 신경전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예산안은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된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