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노출되는 여름철… 무지외반증 어찌하오리까

입력 2021-06-29 04:07

발이 드러나는 여름철이면 발 변형 콤플렉스로 병원 문을 두드리는 환자들이 크게 늘어난다. 일명 ‘하이힐 병’으로 불리는 무지외반증(사진) 환자들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무지외반증 진료 환자 25만829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47.9%(12만199명)가 6~8월에 병원을 찾았다. 여성이 57%(14만3715명)로 훨씬 더 많았다. 이런 추세는 다른 해에도 비슷했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이원영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28일 “여름철에 무지외반증에 많이 걸린다기 보다 여름에 신체 노출이 많아지면서 자신의 발 변형을 인지하고 병원에 오는 경향이 있다”면서 “젊은층은 통증이 없어도 외향적으로 보기 싫어 개선을 원하고 중년층 이상은 통증이 동반돼 일상의 불편을 겪은 후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무지)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는 병으로 안쪽 돌출 부위가 신발에 반복적으로 마찰되면서 통증과 염증을 일으킨다. 하이힐처럼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장시간 신으면 잘 생긴다. 여성 환자 비율이 월등히 높지만 최근 남성 환자도 느는 추세다. 엄지발가락 관절 부위 통증으로 걷기가 불편해지고 심한 경우 관절 탈구나 관절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증상 초기라면 발가락 사이에 보조기를 끼거나 교정 깔창 등을 이용해 치료한다.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다른 합병증이 왔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뼈와 신경, 인대 등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최소 침습 교정술’이 도입돼 있다. 이 방식은 절개 없이 4~5㎜ 미만의 작은 구멍 4~5개를 통해 수술이 진행돼 6~7㎝ 가량 절개하는 기존 수술에 비해 통증과 흉터는 거의 없고 수술 시간도 단축돼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

이 원장은 “초·중기 환자에 효과적이지만 중기 이상 환자라도 변형이 심하지 않으면 최소 침습 교정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굽이 높거나 볼 좁은 불편한 신발은 피하고 신었을 때 발가락 공간이 넉넉한 신발을 택하는 것이 좋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