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현 정권과 관련된 주요 사건 수사팀장들이 전면 교체됐다. 문재인정부에서 법무부 핵심 보직을 거친 간부들은 요직에 발탁됐지만 이른바 ‘윤석열 라인’ 간부들은 대거 좌천성 발령을 받았다.
법무부는 25일 검사 662명에 대한 신규 보임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발령일은 다음달 2일이다. 법무부는 “검찰 직제개편을 반영한 역대 최대 규모 인사”라고 밝혔다. 법조계 예상대로 정권 관련 사건의 수사팀장들은 전원 교체됐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한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대구지검 형사2부장으로 이동한다.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을 수사한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창원지검 인권보호관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월성 원전 의혹을 수사한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은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윤석열 라인’ 간부들은 고검으로 이동했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신봉수 평택지청장은 서울고검 검사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비리 사건을 지휘했던 송경호 여주지청장은 수원고검 검사로 이동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간부들도 대거 지방으로 발령됐다. 이창수 대검찰청 대변인은 대구지검 2차장,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은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반면 법무부 장관의 참모,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은 요직으로 이동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메시지를 전달해 온 박철우 법무부 대변인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발령 났다.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은 윤 전 총장 일가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중앙지검 4차장으로 이동한다. 윤 전 총장 징계 실무를 맡았던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검사장 승진 코스인 성남지청장으로 영전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과 관련해 윤 전 총장과 각을 세웠던 임은정 대검 연구관은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검찰에서는 “실력 있는 검사들을 대거 좌천시킨 노골적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박범계 장관은 “나름 공정하게 이뤄진 인사”라며 “대검 보직은 검찰총장 의견을 대부분 반영했다”고 말했다.
나성원 허경구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