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車 비켜”… 현대차·기아, 동남아·인도서 쾌속 질주

입력 2021-06-25 04:04
현대차 인도 현지전략형 SUV 크레타. 현대차 제공

현대차·기아가 인도·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쾌속 질주를 하고 있다. 일본이 강세였던 시장에서 일본 완성차 브랜드를 따돌리고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모습도 보인다. 현지 공장 증설 계획은 물론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한 협업도 활발해 업계의 실적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24일 인도자동차제조협회(SIAM)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인도에서 총 3만6501대를 팔았다.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일본의 마루티스즈키(3만2903대)를 따돌리고 1위에 오른 것이다. 올해 5월말 기준 현대차는 총 23만208대를 판매해 마루티스즈키(59만8748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8만2019대를 판매해 3위인 타타(12만4135대)의 뒤를 바짝 따라붙고 있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한 데 따른 공장 정상화로 향후 생산량 증가도 기대된다. 현대차는 이주부터 첸나이 공장 생산라인을 기존 2교대에서 3교대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승세 속에서 SUV인 크레타까지 인기몰이하면서 올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베트남에서도 현대차·기아가 일본을 크게 따돌리며 선전하고 있다. 베트남자동차공업협회(VAM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 5월말 누적 판매량은 4만7860대로 도요타(2만4112대)의 약 2배에 달한다. 현대차는 2만4420대로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차지했고 기아는 2만3440대로 3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올 들어서는 최근 2개월간 연속 선두를 지키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베트남에서의 현대차·기아 판매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2017년 3월 베트남 타인꽁그룹과의 생산 합작법인(HTMV)를 세워 생산능력을 높였다. 2019년에는 베트남 공장을 증설한 데 이어 현지 판매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는 그랜드 i10, 엑센트, 아반떼, 코나, 투싼, 싼타페, 포터 등이 생산돼 모델 다양성도 뚜렷하다. 현지에 있는 외국계 기업 중에서는 가장 많은 월간 생산량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도 생산 거점 구축이 활발하다. 현대차는 15억5000만 달러(1조8230억원)를 들여 인도네시아에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해 연간 15만대 규모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향후 25만대까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내연기관차는 물론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움직임도 눈에 띈다. 현대차는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차량 호출·배달·금융서비스 플랫폼 ‘그랩’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전기차 보급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2018년에는 그랩에 2억7500만 달러를 투자해 공유 차량 전동화를 위한 포석을 다졌다. 동남아 미래차 거점으로 부상한 싱가포르에서는 현대차의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 센터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