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집 때문에 아우성입니다. 혼탁한 시대, 주님의 말씀 중 ‘아버지 집’이라는 표현이 참 좋습니다. 본문에서 예수님은 자신이 십자가에 죽게 되실 것을 말씀하셨고 제자들은 이로 인해 근심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제자들은 3년간 예수님이 누구신지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래서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 고백했습니다. 그런데도 제자들은 근심스러운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주님을 믿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그 믿음으로 끝까지 나를 믿으라.”
당시 제자들이나 오늘의 성도들이나 비슷합니다. 은혜를 경험하면 죽음도 불사하리라 다짐하지만, 어느새 믿음은 바닥을 칩니다. 더욱이 인생의 가장 큰 문제인 죽음 앞에서는 믿음을 잃고 근심하고 낙망합니다. 이런 제자들을 향한 주님의 말씀을 기억합시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부활하셔서 영원토록 살아계신 주님을 믿는 믿음으로 죽음까지도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예수님은 죽음의 이별 앞에 근심하는 제자들에게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제자들을 포함한 유대인들은 영적 세계에 대한 지식이 미약했습니다. 여전히 천사와 천국, 지옥, 부활이 있는지 없는지를 두고 논쟁했습니다.
이 땅에 안식할 집이 있듯이 분명 육체의 장막을 벗을 날 영원히 안식할 아버지 하나님의 집이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이 땅에서는 누구나 사랑하는 이들과 죽음으로 이별을 경험해야 합니다. 너무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주의 말씀대로 ‘내 아버지 집’이라 하신 천국이 있다는 사실을 믿으십시오.
또 아버지의 집이 있다는 건 인생이 육체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영생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이 땅에서 죽음의 이별로 근심하며 아파할 수밖에 없지만, 그 슬픔과 고통을 아버지 집에 대한 소망으로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집에 대해 말씀하시고는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라 하셨습니다. 천국이 공사 중이거나 불완전해서 이렇게 말씀하신 게 아니었습니다. 죄인들이 영원한 아버지 집에 거할 수 있도록 예비하러 가시는 것을 뜻합니다. 바로 십자가의 죽으심을 가리킵니다.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너희가 알리라.” 그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 도마가 묻습니다. “주여 주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거늘 그 길을 어찌 알겠사옵나이까.”
예수께서 가시는 ‘어디’가 일차적으로 십자가라면, 궁극적으로는 영원한 아버지 집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죽으심을 통해 제자들이 주와 함께 영원히 거할 처소를 예비하십니다. 죄인들이 아버지 집에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예수님뿐이십니다. 본문은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라 증거합니다.
“가서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이 구절은 주께서 택하신 성도를 위해 거처를 예비하시면 반드시 다시 오실 날이 이른다는 의미입니다. 그날은 주의 백성이 아버지 집에서 영원히 안식하는 날이며, 창조와 구원이 완성되는 날입니다. 그날을 바라보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성도 되시길 축원합니다.
정진옥 목사(서울 천성교회)
◇서울 천성교회는 하나님의 주권 신앙을 고백하는 개혁주의 교회입니다. 표어는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