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축함 띄우고 국무장관 보내고… 미 ‘군사+외교’ 對중 압박 가속

입력 2021-06-24 04:04
대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날카롭게 대립 중인 가운데 미 해군 7함대는 22일(현지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에서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인 커티스 윌버함이 이날 국제법에 따라 통상적인 대만해협 통과를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커티스 윌버함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대만을 놓고 또다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 해군 구축함이 중국이 자국의 앞바다처럼 여기는 대만해협을 통과했고, 중국은 해군과 공군을 동원해 전면 감시에 돌입했다.

미 해군 7함대는 22일(현지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인 커티스 윌버함이 이날 국제법에 따라 통상적인 대만해협 통과를 했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이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위한 미국의 약속을 보여준다”며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날아가고, 항해하고, 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미국 구축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벌써 6번째다.

이에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중국군 동부전구 장춘후이 대변인은 “미국이 대만해협에서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지역 안전의 고의적 파괴를 겨냥한 것”이라며 “중국군은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수시로 위협과 도발에 대응하고 있으며 국가 주권과 영토를 결연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구축함의 이번 대만해협 통과는 중국이 역대 최대 규모로 대만에 무력시위를 가한 가운데 이뤄졌다. 주요 7개국(G7)이 사상 처음으로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를 공개 언급한 직후인 지난 15일 중국은 J-16 전투기 14대 등 자국 군용기 20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들여보낸 바 있다.

유럽 3개국 순방길에 오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3일 첫 기착지인 독일 베를린에 도착한 모습. 블링컨 장관의 이번 유럽 방문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 행보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은 외교적으로도 G7 정상회담 이후 중국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으며, 이어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로마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AFP는 블링컨 장관의 이번 유럽 방문이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 행보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 관계를 재건했던 것의 연속”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 중국 대응, 전세계 권위주의를 포함해 외교 정책의 수많은 우선 과제에서 기반을 다져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