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정의·공정·법치로 사람을 높이는 나라 만들겠다”

입력 2021-06-24 04:05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기도 파주 헤이리 갈대광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파주=국회사진기자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추 전 장관의 본격 등판으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 간 3위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튜브 채널 ‘추미애TV’로 생중계된 비대면 출마선언식에는 접속자가 1만명을 넘어서는 등 강성 친문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내내 지속됐던 ‘추미애-윤석열’ 갈등이 대선 국면에서까지 재연될 수 있다는 당 안팎의 우려가 나온다.

추 전 장관은 경기도 파주 헤이리 갈대광장 잇탈리 스튜디오에서 출마선언식을 열고 “정의·공정·법치, 정공법으로 불평등과 양극화에 맞서 싸워 사람을 높이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출마선언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추·윤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문제는 (온전히) 윤 전 총장의 문제”라며 “그렇기 때문에 저와 갈등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최근 격론이 벌어지는 경선연기론에 대해서는 “이제야 출마선언을 했기 때문에 저 또한 시간이 아쉽다”면서도 “당헌·당규가 정해진 만큼 그것을 지키는 게 맞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3위를 기록하며 박 의원과 정 전 총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19~20일 만 18세 이상 1028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추 전 장관은 8.2%로 3위에 오르며 박 의원(7.8%)과 정 전 총리(6.1%)를 제쳤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당내에서는 추 전 장관의 출마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한 의원은 “또다시 과거 일로 정치적 공방이 벌어지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겠느냐”며 “추·윤 갈등과 함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까지 재소환되면 당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핵심 지지층을 견고히 결집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또 다른 의원은 “마땅히 지지할 만한 후보를 찾지 못했던 친문 지지자들이 추 전 장관을 주축으로 모일 것”이라며 “당으로선 방황하던 집토끼를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득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