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삼성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삼성물산 20.05%·삼성SDI 4.05%)를 1조원에 사들인다. 6년 전 한화가 삼성으로부터 방산·화학 계열 4개사를 약 2조원에 인수했던 ‘빅딜’은 이로써 마무리됐다.
한화종합화학의 대주주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 지분 인수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 지분은 6년전 빅딜 당시 인수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이다. 1조원의 가격은 한화와 삼성이 협상을 통해 합의했다. 빅딜 이후 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의 실적과 미래 사업에 대한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인수 대금은 한화종합화학의 대주주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세 차례에 걸쳐 나눠 내게 된다. 두 회사의 보유 현금으로 올해 1차 대금을 지급하고 내년부터 지급할 2~3차 대금은 앞으로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나누어 낸다.
상장을 추진하던 한화종합화학은 이번 지분 인수를 계기로 미래 신사업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한화종합화학이 수소혼소·수소유통, 친환경 케미칼 제품 사업 등 미래 전략 사업을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둔 결정”이라며 “이들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상장보다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의 변화를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상장 재추진에 대해서는 “향후 기업의 성장과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상장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종합화학은 최근 수소 중심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3월 수소 혼소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기업 PSM과 네덜란드 기업 ATH를 인수했다.
수소 혼소는 기존 가스터빈을 개조해 천연가스에 수소를 섞어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화석연료 기반 자산을 활용하면서 수소 비중을 늘려가는, 수소 시대의 징검다리 기술로 평가된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친환경화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토탈 대산 공장의 부생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모빌리티 사업, 화석 원료를 바이오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