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델타 변이 확산… 인도·영국 입국자 격리 면제 철회해야

입력 2021-06-24 04:03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 각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델타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훨씬 센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국제 과학 학술지 네이처는 “델타 변이가 전 세계 지배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성인의 82%가 백신 1차 접종을 마치고 안정세를 찾아가던 영국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 해제를 연기했다. 영국 신규 확진자의 90% 이상이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 백신 접종 모범국인 이스라엘도 델타 변이가 확산되자 국민의 실내 마스크 착용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설상가상 델타 변이보다 더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델타 변이 감염 사례가 전체의 1.9%에 불과하지만, 이미 세계 84개국으로 퍼지고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1주간(13~19일) 알파(영국) 베타(남아프리카공화국) 감마(브라질) 델타(인도) 등 주요 4종 변이 감염자는 261명이 추가됐다. 이중 알파 변이가 223명으로 가장 많지만 델타 변이(35명)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이날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는 약 2주 만에 다시 600명대를 기록했다. 해외 유입 확진자도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나흘 연속 40명대다. 해외 감염원 유입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최선의 방책은 델타 변이가 더 이상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것이다. 7월부터 백신을 접종한 입국자는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를 우려해 남아공과 브라질 등 13개국에 대해 예외적으로 격리 면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지만, 정작 인도와 영국은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들 나라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규정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안정세로 접어들다가 변이 바이러스로 대유행을 겪고 있는 해외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델타 변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은 백신이다. 종류와 상관없이 모든 백신이 2차 접종까지 완료하면 변이 바이러스에 상당한 방어력이 생긴다고 한다. 이미 확보한 백신 물량을 가능한 한 빨리 들여와 접종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 효과를 연장하기 위한 부스터샷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추가 물량 확보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