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대, AI 활용 북한 정보 분석 나선다

입력 2021-06-24 04:05

서울대가 북한 정보 분석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일보 취재 결과 서울대는 최근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를 책임연구원으로 하는 북한 관련 AI 연구진을 출범시킨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 연구에는 정치외교학부와 농경제사회학부, 통일평화연구원 소속 교수 등 북한 연구 전문가 6명이 참여한다. 연구진은 지난 5월부터 AI 분석을 위한 북한 연구 데이터를 선별하는 등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반도 통일 연구에 AI 기술이 도입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연구진은 북한 정보 분석에 AI 기술을 도입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관리하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먼저 연구진은 기존에 축적된 북한 통계 데이터와 북한에서 제작된 출판물 텍스트 데이터, 인공위성 등을 통해 확보한 북한 이미지 데이터 등 크게 세 종류의 데이터에 주목하고 있다.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데이터에 머신러닝(학습된 컴퓨터에 데이터를 입력해 새로운 결과값을 도출하는 AI 기술)과 딥러닝(빅데이터에서 패턴을 발견하는 AI 기술)을 접목하면 보다 정확한 북한 정보 분석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향후 북한 노동신문에서 일부 텍스트 데이터를 발췌해 입력하면 북한 정보 관련 보고서가 자동으로 한 페이지 생산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에는 북한 정보 생산 과정에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개인의 주관과 경험이 반영돼 객관적 정보를 생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분산돼 있어 종합적인 분석도 어려웠다는 게 서울대 측 설명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나 희망 사항이 정보 분석에 반영되곤 했는데 AI를 활용한다면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통일부에서도 ‘북한 정보 AI·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시스템 구축 사업에 신규로 104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서울대는 정부의 장비 구축과는 별도로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방안에 초점을 맞춰 연구 검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