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에 따라붙는 음식점 평가란이 악성 소비자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22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배달앱에서의 점주 방어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번 집회는 쿠팡이츠 배달앱에 가입한 서울의 점주가 지난달 고객의 환불 요구와 관련된 전화를 받다 뇌출혈로 쓰러져 숨진 사건이 일어나자 열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 점주는 배달 다음 날 ‘새우튀김 3개 중 하나의 색깔이 이상하다’며 환불을 요구받았다. 점주가 전액은 어렵고 1개 금액만 돌려주겠다고 하자 손님은 수 차례 항의 전화를 하고 ‘별점 하나’와 비방 리뷰를 남겼다고 한다. 이 고객의 항의가 통상 수준을 넘을 정도로 과도했던 것인지, 고객 항의가 점주의 죽음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배달앱 평가로 점주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작지 않고 평가의 역기능도 만만찮음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배달앱이나 맛집 서비스 이용자들이 리뷰를 다는 제도는 소비자들의 자율적인 평가를 통해 서비스 질을 개선하는 순기능을 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음식점을 선택할 때 참고하는 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반면 이를 악용해 갑질을 하는 블랙컨슈머를 방지할 장치는 미흡해 부작용을 낳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점주의 댓글 기능을 추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론권 보장은 의사 표현의 자유 원칙에 부합한다. 배달앱 업체와 관계 당국은 선의의 점주 피해 방지는 물론 건강한 소비자 의견 수렴 차원에서도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가맹점주들이 주장하고 있는 환불 규정 정비도 속히 합리적 방안을 마련해 불필요한 다툼이 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용자들이 절제된 평가를 올림으로써 리뷰란이 난장판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함은 물론이다.
[사설] 블랙컨슈머 놀이터 우려 높은 배달앱 리뷰
입력 2021-06-24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