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여성과 30대 남성이 세대를 넘어 서로의 삶을 위로하는 일이 가능할까.
영화 ‘빛나는 순간’은 제주 해녀 진옥(고두심)과 진옥을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경훈(지현우)이 만나 특별한 감정을 주고받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는 나이와 지역, 직업에 대한 편견을 넘어 사랑의 의미를 묻는다.
소준문 감독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각자 상처를 가진 두 세대가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해줄 때 비로소 아름다운 사랑이 완성된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며 “척박한 섬에서 삶을 일궈내는 여성의 모습이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그 이면에 숨겨진 감정들, 드러낼 수 없는 감정들이 존재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제주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돼 아름다운 풍광이 오롯이 담겼다. 해녀의 삶에도 초점을 맞춘다. 2016년 세계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의 해녀 문화를 ‘세계 최고의 해녀’로 설정된 진옥의 삶 속에 녹여냈다. 주연 고두심을 비롯해 대부분의 출연진이 제주 사람들이며 극 중 등장하는 해녀들도 대부분 실제 해녀다.
고두심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사람에겐 감성이 존재한다. 이 영화는 그런 점을 제대로 보여준다”면서 “진옥이 나이 차와 편견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신의 감정의 줄을 끝까지 붙잡고 가슴 속에 빛나는 순간을 맞이하게 해준 소 감독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현우는 “관객들이 마음으로 바라봐 주시고 감성적으로 봐주시면 영화를 보고 나서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는 30일 개봉.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